[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신태용 전 국가대표 감독이 ‘위기의 명가’ 울산 HD 지휘봉을 잡는다.

울산은 “5일 제13대 사령탑으로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울산 지난 3일 제12대 사령탑이었던 김판곤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한 바 있다..

울산HD 사령탑에 오른 신태용 전 국가대표 감독. 사진=울산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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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리그1 3연속 우승을 차지한 울산은 이번 시즌 심한 부침을 겪고 있다.

구단 측은 “팀 재정비와 분위기 쇄신을 위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K리그·인도네시아 등 각국 대표팀과 클럽에서 지도력·리더십을 발휘한 신태용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신태용 감독은 K리그 레전드다. 현역 시절 성남 일화(현 성남FC) 원클럽맨으로 통산(리그컵 포함) 405경기에 출전해 102골 69도움을 기록, 2003년 K리그 최초 60골 60도움 고지에 올랐다. 성남에서 여섯 차례 K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2023년 한국프로축구 40주년을 맞아 신설된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 제1회 헌액 대상자 부문에서 3세대 대표 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현역 은퇴 후 2009년 성남에서 감독 대행직을 수행하며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첫 시즌 K리그와 FA컵(코리아컵 전신)에서 각각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정식 감독을 맡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1년 FA컵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도자로 능력을 인정받은 신태용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한국에서 열린 2017 U-20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었다. U-20 월드컵에서 최다 우승국인 아르헨티나를 격파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2017년 7월에는 당시 울리 슈틸리케가 경질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맡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우승 후보였던 전차군단 독일을 2-0으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일명 ‘카잔의 기적’으로 불리는 대이변이었다.

당시 신태용 감독은 무명에 가까웠던 골키퍼 조현우를 파격적으로 기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현재 울산의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한 조현우는 당시 독일의 파상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현재 울산의 주전 센터백인 김영권은 독일전에서 선제골의 주인공이었다. 당시 애제자 둘과 7년 만에 울산에서 재회한다.

신태용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을 마친 뒤 2019년 12월 인도네시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를 16강에 올려놓으며 인도네시아 축구의 역사를 썼다. 2024년에는 U-23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꺾고 4강 신화를 이루기도 했다.

올해 초 인도네시아와 결별한 신태용 감독은 지난 4월 성남 단장(비상근직)을 맡았다. 이런 가운데 울산의 감독 제안을 받고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였다.

신태용 신임 감독은 “처음 울산의 제안을 받고 행복하면서도 한편으로 부담도 됐다. 과거부터 울산은 K리그 내에서도 강호로 꼽히는 팀이었다”며 “힘든 시기를 극복하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라 확신한다. 내가 가진 역량을 모두 쏟아 명가재건을 하겠다”고 밝혔다.

신태용 감독은 오는 9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제주SK와 홈경기부터 지휘봉을 잡는다. 이날 경기에 앞서 지하 2층 기자회견실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