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CC에서 막을 내린 제29회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시상식을 마친 뒤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회장,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 여자부 우승자 박서진, 남자부 우승자 박건웅,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대표(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파주 한주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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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메이저 골프대회' 제29회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남녀 국가 상비군 박건웅(18·서강고)과 박서진(17·서문여고)이 남녀부 우승 트로피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23년에 처음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박서진은 고교생이 되고서 이 대회 통산 두 번째로 정상에 올랐다.
매일경제신문과 MBN, 대보그룹이 공동 주최하고 대한골프협회(KGA)가 주관하는 이 대회에서 박건웅은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 끝에 지난해 우승자인 국가대표 김민수를 잠재웠다. 29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CC 서원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남자부 최종 4라운드에서 박건웅은 1타를 줄여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지난해 우승자인 김민수(10언더파 278타)를 2타 차로 제쳤다. 이어 여자부에서는 박서진이 4라운드 내내 선두를 질주한 끝에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2위 구민지(11언더파 277타)를 5타 차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박건웅과 박서진은 KGA 랭킹 포인트 600점을 받고 내년도 국가대표에 발탁될 확률을 높였다.
특히 박서진은 3·4회 대회(1999·2000년)에서 2년 연속 우승한 문수영에 이어 이 대회 역대 두 번째 다승자가 됐다. 그동안 이 대회에서 신지애(2004년), 김세영(2006년), 유소연(2007년), 김효주(2009년), 고진영(2012년), 황유민(2020년) 등 스타급 여자 골퍼들이 우승을 경험했는데 박서진이 이들을 넘어 대회 최다 우승자로 떠올랐다.
우승을 확정 지은 뒤 동료들의 물세례와 어머니의 축하 인사를 받은 박서진은 "또 한번 우승 트로피에 내 이름을 새기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바람대로 이뤄져 더욱 값지고 기분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처음 우승할 때는 얼떨떨했지만 이번 우승은 간절했다"던 그는 최근 겪었던 실패가 이번 대회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털어놨다. 박서진은 "직전 대회였던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에서 컷 탈락했다. 전국 대회에서 컷 탈락한 게 초등학교 5학년 이후 처음이었다"면서 "이번에 우승은 아니어도 흐름을 끊는 차원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는데, 후회 없이 하고 싶은 것을 다해보자는 마음으로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국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박서진은 올해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내려갔다. 그래도 평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그는 자신만의 골프를 다지는 데 더욱 집중했다. 박서진은 "마음의 여유를 찾았다. 가끔 실수를 해도 큰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회복 능력이 좋아졌다"며 "내 골프가 더욱 탄탄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2년 전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뿐만 아니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도 나서 최고 270야드 안팎의 장타를 선보이던 박서진은 이번 우승으로 또 한번 프로 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그는 올해 11월 열릴 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과 내년 6월에 치러질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출전권을 확보했다.
박서진은 "이전에 나갔던 프로 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아쉬웠다. 이번에는 좀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목표는 톱10에 드는 것"이라면서 "훗날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게 최종 목표다. 후배 선수들이 닮고 싶은 선수, 임팩트를 남긴 골퍼가 되는 게 꿈"이라고 다짐했다.
올해 KGA 주관 9개 대회에서 7차례 톱10에 올라 꾸준함을 이어왔던 박건웅은 마침내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올해 첫 KGA 주관 대회 정상에 올랐다. 2라운드부터 선두로 나서 끝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최종 4라운드에서 17번홀까지 1타 차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박건웅은 18번홀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는 약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을 확정한 뒤 양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한 박건웅은 18번홀 그린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와 포옹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박건웅도 박서진처럼 직전 대회에서의 아쉬움을 이번 대회에서 풀었다. 그는 "지난주 송암배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우승을 놓쳤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온정신을 집중했다. 다행히 김민수에게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고 우승하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상에 오른 원동력으로 박건웅은 결과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과정에 집중한 것을 꼽았다. 박건웅은 "우승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발목을 잡혀 몇 차례 미끄러진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실수가 나와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면서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통해 어떻게 우승하는지 알게 된 만큼 앞으로 내 플레이가 더욱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14개 클럽 중 퍼터를 가장 잘 다룬다고 한 그는 "까다로운 서원밸리CC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 퍼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교한 퍼트를 앞세워 계속해서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덧붙였다.
KGA 랭킹 6위 이내로 올라서며 내년도 국가대표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떠오른 박건웅. 그는 내년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 출전권도 확보했다. 그는 "TV로만 보던 한국의 마스터스에 선수로 나가게 돼 너무 행복하다. 남은 시즌까지 잘 마무리해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한다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준비를 잘해 좋은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가보겠다"고 강조했다.
골프 연습장을 하는 부모님 덕에 자연스럽게 골프를 시작하게 된 박건웅은 프로골퍼의 꿈을 지원해주는 아버지와 어머니께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두 분의 희생이 없었다면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를 거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 무대에서도 통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파주 김지한 기자 /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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