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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장민수 기자) 대학로 대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영화로 재탄생했다. 무대에서는 보지 못한 동화 같은 비주얼과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이 더해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 심장이 없는 헬퍼봇 올리버(신주협)와 클레어(강혜인)가 주인에게 버림받은 뒤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6년 국내 초연 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연출은 이원회 감독이 맡았다.
이미 뮤지컬로 오랜 시간 공연되며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기에 영화 또한 원작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을 통해 그리는 사랑과 이별의 서사다. 끝을 알고도 시작하는 사랑.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모든 순간의 감정을 들여다보며 공감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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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기술이 발전된 미래 사회 속 아날로그 요소를 강조했다. 잊혀지는 것들, 버려지는 것들을 조명하며 두 로봇의 서사에 힘을 싣는다. 점차 사라져가는 인간성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여기에 영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알록달록한 색감, 동화 같은 비주얼이 맞물려 한층 따뜻한 감성으로 부풀었다.
무대와 달리 영화는 적극적인 편집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시공간의 제약이 덜하기에 더 풍성한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다.
이번 영화는 공간적으로는 편집의 이점이 십분 발휘됐다. 미래 사회라는 세계관을 구체화함과 더불어, 올리버와 클레어의 여정을 담은 로드무비로서의 매력이 더해졌다.
두 로봇은 올리버의 주인 제임스(유준상)가 있는 제주도까지 차를 타고 가며 여행한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에피소드가 소소한 재미를 안겨준다. 또한 서울과 제주도, 실내와 야외를 오가며 공간적 다양성도 충분히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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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시간적 측면에서의 편집은 다소 아쉽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95분으로, 110분의 공연보다 15분가량 줄었다. 덕분에 대화 위주의 전개임에도 크게 지루하지 않다. 그러나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고 이별을 맞이하는 과정이 급작스럽게 느껴진다. 조금 더 천천히 감정을 쌓아가며 관객과 호흡했다면 더 큰 공감이 일지 않았을까 싶다.
올리버 역은 신주협, 클레어 역은 강혜인이 맡았다. 두 배우는 2018년 '어쩌면 해피엔딩' 무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바 있다. 누구보다 작품과 캐릭터를 잘 알고 있다. 그런 만큼 서로 비슷한 듯 다른 두 가지 버전의 로봇 캐릭터를 그려내는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연기력과 노래 실력 또한 충분히 인정받은 배우들이다. 이번에는 영화의 특성에 맞게 공연보다 조금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시도했다. 그럼에도 캐릭터 자체의 과장된 특성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다. 공연을 보지 않고 영화를 보는 관객이라면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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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화로서 중요한 또 한 가지는 역시나 음악이다. 이번 영화는 '사랑이란' '생각보다, 생각만큼' 등 넘버들이 매 장면 한편의 뮤직비디오처럼 펼쳐진다. 자막으로 가사를 전달하기도 한다. 여기에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까지 맞물리니, 노랫말의 의미와 감성이 한층 깊게 다가온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영화 개봉에 이어 오는 30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10주년 공연도 시작한다. 여러모로 뮤지컬과 영화가 상생할 기회가 될듯하다.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매력이 있으니, 어느 쪽이든 마음에 들었다면 반대쪽도 마저 보시길.
한편 '어쩌면 해피엔딩'은 2일 메가박스에서 개봉한다. 러닝타임 95분, 12세 이상 관람가.
사진=키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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