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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거슨도 첫 2년은 힘들었다"→맨유, 또 인내 택했다! 퍼기 이후 12년, 7번째 실험 강행…공동 구단주 폭풍 신뢰 “아모링은 건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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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위기의 맨유’가 다시 한 번 장기 프로젝트 강행을 선언했다.

    짐 랫클리프 공동 구단주는 최근 심각한 부진에도 후벵 아모링 감독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재확인했다.

    “우리는 즉흥적인 구단이 아니다. 아모링에게 3년의 시간을 더 줄 것"이라면서 "그가 훌륭한 감독임을 증명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단언했다.

    최근 맨유 팬들 사이에서 감독 교체만이 해답이란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이번 랫클리프 발언은 팀 수뇌부가 내린 실질적 ‘정책 선언’이란 점에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랫클리프 구단주는 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더 타임스 팟캐스트에 출연해 '아모링 감독을 경질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맨유는 하루아침에 스위치를 켜듯 달라질 수 있는 팀이 아니”라며 “알렉스 퍼거슨 경의 첫 두 시즌도 비슷했다. 인내는 모든 성공의 시작”이라며 일각의 사령탑 교체설을 일축했다.

    랫클리프 메시지는 명확했다. 즉흥적인 경질은 없다고 못박았다.

    결과보다 과정, 단기 성과보다 철학의 재구축이 그가 꿈꾸는 구단 운영 방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12년째 흔들리는 '퍼거슨 이후 맨유'를 근본적으로 다시 세우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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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정히 보면 아모링호 성적표는 참담하다.

    아모링은 스포르팅 CP 시절 3백 전술 혁명가로 불렸고 실제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에서 2차례 우승을 일궈낸 촉망받는 지략가였다.

    그러나 맨유 부임 후 현실의 벽은 높았다. 3백 고집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강한 압박과 템포를 견디지 못하는 인상이 짙다.

    지난 시즌 맨유는 리그 15위로 추락했다. 유로파리그서도 토트넘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올해 역시 개선 기미가 썩 안 보인다.

    리그컵 2라운드에서는 4부리그 그림즈비에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고 리그 또한 7경기 3승 1무 3패로 10위를 달리고 있다.

    맨유 지휘봉을 잡고 리그 34경기에서 단 10승, 승률 29%에 머물고 있다. 이 수치는 퍼기 퇴장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다.

    그간 아모링 감독은 “철학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실제 그는 경기마다 백3 대형을 고집했다.

    다만 브렌트포드(1-3패) 아스널(0-1패) 맨체스터 시티(0-3패)가 연이어 레드 데빌스를 완파했고 이 탓에 그의 철학은 '플랜B 부재'로 질타받는 대상이 된 분위기다.

    영국 '맨체스터이브닝뉴스'는 “아모링의 맨유는 실험실에 갇혀버린 모양새다. EPL 현실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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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랫클리프 구단주는 확고하다.

    “아스널을 이끄는 미켈 아르테타 역시 첫 2년간은 고통의 시기를 보냈다. 하나 지금 아스널은 EPL 우승을 넘보는 정상권 클럽이 됐다”며 “우리는 아모링에게 (거너스가 아르테타에게 했듯)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랫클리프는 맨유 경영권 인수 직후부터 3년 플랜을 강조해왔다. 이번 인터뷰 역시 그 일환으로 해석된다.

    맨유는 2013년 퍼거슨 은퇴 이후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 판할, 주제 무리뉴, 올레 군나르 솔샤르, 에릭 텐하흐까지 총 6명의 감독을 교체했다.

    명암은 명확했다. 단기 반짝 이후 무너짐을 반복해왔다.

    랫클리프는 ‘7번째 감독’ 아모링에게 과거와는 다른 결말을 원하고 있다.

    “맨유는 하루짜리 뉴스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그의 발언에는 클럽 철학을 되찾겠다는 강한 열망이 담겨 있다.

    맨유는 여전히 EPL 최대 브랜드이자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구단이다. 그러나 지난 12년간 이러한 영광의 DNA가 적잖이 희석됐다.

    랫클리프가 철학의 복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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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우군은 많지 않다. 맨유 레전드 미드필더 출신인 폴 스콜스조차 고개를 갸웃한다.

    9일 '트리뷰나'에 따르면 스콜스는 “아모링은 (이렇게) 야유받을 지도자는 아니지만 브렌트포드전 이후엔 ‘그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준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며 솔직한 심경을 꺼내보였다.

    스콜스 인터뷰는 맨유 팬심과 정확히 맞물린다. 신뢰의 유효기간이 끝나가고 있다는 경고음이다.

    이와 별도로 랫클리프는 “글레이저 가문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다. 열정적인 구단주들”이라며 이례적으로 글레이저 일가를 옹호했다.

    아울러 "나는 맨체스터에 있고 그들은 멀리 있다. 구단 운영은 우리가 직접 한다"며 맨유 재건이 더는 미국 자본이 아닌 영국 기업가인 자신들의 장기 플랜에 의해 주도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 맨유는 변곡점에 서 있다. 팬들 분노와 미디어 비판, 레전드의 회의적인 시선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 모든 소음에도 랫클리프는 “아모링은 향후 3년간 자신이 훌륭한 감독임을 입증해야 한다. 보드진은 기회를 줄 것"이라며 '일단은' 흔들리지 않는 비전을 제시했다. 랫클리프가 놓는 수(手)가 영광의 재건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한 번의 전락으로 귀결될지, 2020년대 EPL을 지켜보는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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