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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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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10년 뮤지컬 공백도 거뜬…황정민의 '다웃파이어 차력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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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한 장면. 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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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배우 황정민이 제대로 웃겼다.

    지난달 27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가 황정민의 새 무대다. 황정민은 2015년 '오케피' 이후 무려 10년 만에 뮤지컬로 관객을 만난다. 영화 '서울의 봄', '베테랑' 시리즈, '교섭', 드라마 '수리남' 등 많은 작품에서 주로 묵직한 카리스마를 드러냈던 황정민이 따뜻한 코미디 장르를 앞세운 점도 새롭다.

    코미디 도전과 긴 뮤지컬 공백 탓에 황정민의 '미세스 다웃파이어' 출연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다. 관객의 호기심 섞인 시선 속에서 개막한 황정민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곧장 호평을 이끌어냈고, 흥행 청신호를 켠 주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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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한 장면. 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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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에서 입증한 '티켓 파워'도 고스란히 옮겨왔다. 제작사 샘컴퍼니에 따르면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지난 추석 연휴(10월 3~9일)동안 객석 점유율 100%, 유료점유율 97%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초연보다 어린이·가족 관람객도 크게 늘었다. 대부분 객석이 중장년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온 관객들로 채워진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뮤지컬은 원작이 된 1994년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동명 영화 내용을 고스란히 담는다. 이혼한 다니엘이 자녀들을 돌보기 위해 보모 할머니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변장해 전처 미란다 집에 들어가는 이야기다. 황정민은 다니엘 역을 맡아 매사에 장난기 넘치는 아빠이자 배우로 분해 진한 부성애와 진짜 '아빠'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세심하게 그린다. 해당 캐릭터는 배우 정성화, 정상훈도 함께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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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날인 지난 9일 오후 공연에서 그는 편안하면서도 코믹한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황정민이 초반에는 다소 낯설게 다가오지만,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이질감을 빠르게 지워냈다. 아빠이자 가장, 배우로서 겪는 다니엘의 희로애락과 성장을 물 흐르듯 표현해 관객을 순식간에 몰입시켰다. 무대 특유의 생동감이 더해져 드라마와 영화 속 황정민의 연기 세계를 한데 모은 '집약본'을 보는 듯한 기분까지 안겼다.

    황정민만을 위한 패러디 대사들도 관전 포인트다.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서울의 봄'),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베테랑') 등 자신의 대표작 속 명대사를 적재적소에 집어넣었다. 애드리브처럼 자연스럽게 “드루와”('신세계')를 외치는 순간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웃음이 '빵'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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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한 장면. 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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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 다웃파이어에서 다니엘로 바뀌는 '8초 체인지'는 공연의 백미다. 영화 '기생충', '부산행' 등에 참여한 특수분장팀 '셀'(CELL)에서 제작한 실리콘 마스크를 쓰고 8초 만에 성별을 바꾼다. 마스크를 벗고 쓰길 반복하다 보면 공연 막바지에는 황정민이 상의가 젖을 정도로 땀 범벅이 된다. 그 모습마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가장'의 모습이라 뭉클한 마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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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한 장면. 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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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2시간 4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은 따뜻한 가족 서사로 인해 그다지 길지 않게 느껴진다. 의류 사업가로서 꿈을 펼치는 전처 미란다, 2세를 간절히 바라는 동성 부부 프랭크·안드레 등의 이야기는 가족과 꿈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모든 캐릭터의 중심인 황정민은 뮤지컬의 상징이기도 한 '테트리스'가 가족의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공연은 오는 12월 7일까지 계속된다.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yu.jihye1@jtbc.co.kr

    사진=샘컴퍼니 제공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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