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올해만 들어 올린 트로피가 5개. 한국 축구의 간판인 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이 이제 아시아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입증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7일(한국시간) 2025년 올해의 국제 선수(남자)로 이강인을 꼽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최로 리야드에서 열린 AFC 어워즈 2025에서 이강인이 최고의 국제 선수상을 받았다.

AFC는 2024-25시즌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수상으로 한국 선수는 4년 연속 이 상을 차지하게 됐다. 손흥민이 2019년과 2023년, 김민재가 2022년 수상한 데 이어 이강인이 또 한 번 한국 축구의 존재감을 세계 무대에 각인시켰다.

이강인은 일본 쿠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와 이란 메흐디 타레미(인터 밀란/올림피아코스)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최종 수상자로 호명됐다. AFC는 “24세 공격수 이강인은 눈부신 경기력과 결정력으로 경쟁자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수상은 손흥민과 김민재에 이어 한국 선수가 4년 연속 국제 최고 선수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유럽을 호령한 파리 생제르맹에서 나름 눈에 띄는 기여를 했다. 리그앙(정규리그) 조기 우승을 비롯해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 FA컵)까지 우승하며 ‘쿼드러플’ 달성에 성공했다.

여기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까지 겹치며 파리 생제르맹 역사상 첫 유럽 정상 등극에 기여했다. 결승에서 인터 밀란을 5-0으로 격파하며 우승하는데 이강인은 아쉽게도 출전 기록을 세우지는 못했어도 2007-08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정상에 오른 박지성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 UCL 우승자로 기록됐다.

이강인의 시즌 최종 기록은 49경기 7골 6도움으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선발로 26경기를 뛰며 준주전으로 자리를 굳혔다. 후반기 들어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출전 시간이 제한됐지만, 트레블 달성과 국제적 성취는 올해의 국제 선수상 수상에 결코 흠이 되지 않았다.

이강인의 동갑내기 친구인 쿠보 역시 강력한 경쟁자였다. 소시에다드에서 52경기 7골을 기록하며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팀 성적과 우승 트로피에서는 이강인에 미치지 못했다. AFC는 이를 근거로 이강인의 수상을 정당화했다.

이강인과 쿠보는 단순한 라이벌을 넘어 아시아 축구의 미래를 함께 이끌어갈 동반자로도 주목받는다. 둘은 2001년생 동갑내기로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 무대에서 성장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쿠보는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출신이다. 지난 2018년에는 마요르카에서 나란히 한솥밥을 먹으며 친분을 쌓았다. 지금도 둘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친밀함을 과시한다.

이강인 덕분에 한국 축구도 자부심을 되찾았다. AFC가 올해 초 발표한 어워즈 후보 명단에서도 그는 한국인 선수 중 유일하게 남자 국제 선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확인했다. 지난해 손흥민,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김혜리(우한 장다), 배준호(스토크 시티), 케이시 페어(엔젤시티) 등 다수의 한국 선수가 후보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이강인 단독으로 한국 축구의 체면을 지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국 축구의 존재감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그가 유일한 희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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