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1 (목)

    이슈 EPL 프리미어리그

    ‘손흥민의 감독’에서 노팅엄 실패자로…포스테코글루, 39일 만에 전격 경질!→EPL 두 번째 도전 '역대급 실패' "유로파 우승은 SON 덕분이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냉정하다. 축구 철학보다 결과가 우선이고 '로맨틱한 이상'보다 승점이 더 중요하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60)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지만 결국 또 한 번 그 잔혹한 무대에서 미끄러졌다.

    노팅엄 포레스트는 19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채널을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부임 39일, 8경기 만에 내려진 결단이었다.

    18일 첼시전 0-3 완패가 결정타였다. 노팅엄은 4연패 늪에 빠져 리그 18위,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이 기간 358분 무득점 수렁에 신음했고 경기당 실점은 2.25골에 달했다. 처참한 스탯이었지만 경기력은 더 깊은 절망을 안겼다.

    결국 지난 9월 9일 노팅엄에 새 둥지를 튼 포스테코글루는 EPL 역사상 ‘두 번째로 빠른' 경질 사령탑이란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2023년 샘 앨러다이스 당시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이 30일 만에 경질된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지휘봉을 반납했다. 부임 8경기 성적은 2무 6패.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불과 1년 전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의 감독’이었다.

    토트넘 홋스퍼를 이끌던 2023-2024시즌, 개막 10경기 무패 행진으로 리그를 뒤흔들었다.

    강도 높은 전방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 점유율 중심 공격 축구로 '안지 매직' 찬사를 얻었다.

    무엇보다 손흥민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세운 ‘손 톱’ 전술은 우승 청부사 이미지가 강한 포스테코글루에게 전술가 인상을 새로 각인시켰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무패를 이어 간 10경기에서 8골 1도움을 쓸어 담아 믿을맨으로 부상했다.

    지난 시즌 화룡점정을 찍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스퍼스의 41년 만에 유럽대항전 우승을 이끌어 북런던 연감에 제 이름을 선명히 새겼다.

    다만 EPL 성적은 초라했다. 강등권 바로 위인 17위에 머물러 구단 역대 최악의 기록을 쌓았다.

    결국 유로파리그 우승 지도자이자 동시에 강등 위기 감독이란 역설적 타이틀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반년 뒤 노팅엄이 호주 국적 사령탑을 선택했다. 괴짜 구단주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는 “팀에 공격성을 불어넣을 인물이 필요하다"며 포스테코글루를 누누 산투 후임으로 점찍었다.

    하나 결과적으로 노팅엄은 포스테코글루가 자신의 공세적 철학을 증명한 무대가 아니라 ‘철학이 부서진 무덤’이 되고 말았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포스테코글루 전술은 분명 흥미롭다.

    수비 라인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미드필더를 공격적으로 배치하며 좌우 풀백을 중앙으로 좁혀 2~3선에서 수적 우위를 꾀하는 '에너지 레벨이 높은' 대형을 선호한다. 이론상으론 현대 축구의 트렌디한 압박 전술이다.

    문제는 노팅엄이 그걸 소화할 선수단이 아니었단 점이다. 팀 핵심 미드필더인 이브라힘 상가레, 라이언 예이츠는 기복 있는 플레이로 공수 연결 고리 임무를 100% 완수하지 못했고 주전 센터백 니콜라 밀렌코비치는 뒤 공간 커버 능력이 부족했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특유의 ‘하이 라인’은 EPL 상위권 팀들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노팅엄은 시즌 초 8경기에서 단 7골을 넣고 18골을 내줬다. 득점 40%는 세트피스에서 나왔고 오픈 플레이로 만들어낸 골은 단 4골뿐이었다.

    공격 전술 중심축인 이고르 제주스는 시즌 초반 반짝한 이후 EPL 데뷔 시즌 긴장감 속에 고립됐다. 팀 색깔에 맞지 않는 전술 구사가 감독의 목을 조른 양상이다.

    첼시전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분위기는 감지됐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마리나키스 구단주는 첼시전 전반 35분쯤 경기장을 떠났다.

    첼시가 주도권을 쥐자 자리에서 일어나 더는 경기를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는 기자회견을 앞두고 구단 관계자에게 경질 소식을 통보받았다.

    노팅엄은 2023년 12월 닻을 올린 산투 체제에서 안정감을 되찾았지만 포스테코글루 선임은 이름값에 끌린 위험한 도박이었단 평가가 지배적이다.

    팬들 분노는 곧장 누리소통망(SNS) 상으로 번졌다. 트위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마리나키스 구단주를 두루 비판하는 트윗이 쏟아지고 있다. 노팅엄 팬 커뮤니티인 ‘레드 월’에는 “39일짜리 혁명, 실패한 실험”이란 제목의 글이 상단에 고정돼 흉흉한 팬심이 여실히 드러났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제 관심은 후임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션 다이치(54) 전 에버튼 감독을 지목했다.

    다이치 감독은 '두 줄 수비'를 통한 실점 최소화 전술을 선호하는 실리 축구 대명사로 노팅엄의 현실적 선택지로 꼽힌다.

    다만 다이치표 축구는 포스테코글루와는 대척점에 서 있다. 만일 다이치가 부임한다면 노팅엄은 산투 해임에 이어 시즌 도중 또 한 번 전술 DNA를 완전히 갈아엎어야 하는 리스크를 짊어지게 된다. 선수단이 느낄 부담이 적지 않다.

    또 다른 후보는 로베르토 만치니(60)다. 맨체스터 시티와 인테르 밀란,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등을 거친 명장이지만 높은 연봉과 구단 철학과 괴리가 걸림돌이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노팅엄이 만치니 측에 비공식 제안을 건넸다”고 적었다.

    한편 구단 내부에선 2군 감독 스티브 쿠퍼를 임시 체제로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포스테코글루는 EPL 커리어를 기준으로 ‘손흥민의 스승’이었을 때가 가장 빛났다. 손흥민의 결정력과 헌신성, 제임스 매디슨의 창조성, 데얀 쿨루셉스키의 활동량 등을 구현할 카드가 노팅엄엔 없었거나 감독으로서 '끌어내지' 못한 분위기다. 두 시즌 연속으로 잉글랜드 무대에서 경질됐고 39일 만에 야인 모드로 복귀하는 씁쓸한 엔딩을 맞았다.

    스포티비뉴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