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지난 2020년 자신에게 푸스카스상을 안긴 골을 꼭 닮은 토트넘 홋스퍼 시절 동료 미키 판더펜의 득점에 감탄했다.
손흥민은 판더펜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과거 자신이 번리를 상대로 만들어낸 '60m 질주 원더골'을 재현하자 토트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등장해 반응을 남겼다.
판더펜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펜하겐(덴마크)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4차전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19분경 경기에 쐐기를 박는 골을 터트리며 토트넘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19분 만에 브레넌 존슨이 선제골을 뽑아내며 앞서갔고, 이어 후반 6분 터진 윌송 오도베르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았다. 판더펜의 득점으로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온 토트넘은 3분 뒤 주앙 팔리냐까지 골맛을 보면서 4-0 대승으로 매치데이 4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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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사실상 끝내버리는 쐐기골이었던 판더펜의 득점은 상대의 기세를 꺾기에 충분했다.
후반 19분경 토트넘의 페널티지역 바로 앞에서 공을 잡은 판더펜은 전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동료들을 향해 공을 뿌리는 대신 직접 공을 몰고 질주하기 시작했다. 토트넘의 역습을 막아야 하는 코펜하겐 선수들은 뒤로 물러나며 판더펜이 다른 선수들에게 패스를 넘기는 타이밍을 기다렸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판더펜의 드리블은 계속됐다. 당황한 코펜하겐 선수들은 그제서야 판더펜에게 달라붙어 공을 빼앗으려고 했지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 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판더펜은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코펜하겐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공격 진영에 도달했다. 결국 코펜하겐의 페널티지역에 진입한 판더펜은 지체없이 왼발 슈팅을 쏴 골네트를 흔들며 득점에 성공했다.
판더펜의 솔로골을 지켜본 토트넘 동료들은 판더펜이 슈팅을 하기도 전에 득점을 직감한 듯 손을 번쩍 들거나 머리를 감싸쥐며 그의 플레이에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판더펜이 만든 득점은 지난 2019년 12월 번리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손흥민이 터트린 원더골과 매우 흡사한 골이었다.
당시 토트넘의 수비 진영부터 공을 몰고 올라간 손흥민은 자신에게 달라붙는 선수들을 모두 벗겨내고 번리의 골망을 가르는 환상적인 골로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시상하는 2020 푸스카스상의 주인공이 됐다. 손흥민이 질주한 거리는 60여m였는데, 판더펜이 코펜하겐전에서 공을 몰고 올라간 거리는 손흥민보다 약 20여m 더 긴 80여m였다.
판더펜은 경기 후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골 장면에 대해 "앞에 작은 틈이 보이길래 '좋아, 이제 드리블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상대가 나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보고 있었고, 공간이 점점 더 넓어지는 게 보였다"라면서 "그리고 어느 순간 이제 끝났다, 골을 넣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그러면서 "주말에 정말 힘든 경기를 펼쳤다. 홈에서 열린 첼시와의 더비에서 지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 우리는 반등할 필요가 있었고, 이번 경기에서 완벽하게 해냈다"라며 코펜하겐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거둔 승리를 통해 주말에 열린 첼시전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냈다고 기뻐했다.
토트넘 올해의 골, 나아가 손흥민처럼 푸스카스상 후보에 올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판더펜의 골을 향해 찬사가 쏟아졌다.
토트넘에서 그를 지도하는 토마스 프랑크 감독은 "마치 리오넬 메시가 변신한 것 같았다"라며 "판더펜이 자기 골문에서 상대 페널티지역까지 질주해 골을 터트렸다"라고 웃었다.
방송사에서 축구 패널로 활동 중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오언 하그리브스는 "내가 지금까지 본 득점 중에서 가장 멋진 득점 중 하나"라며 "판더펜은 마치 수비수가 없는 것처럼 질주했다. 그렇게 힘을 유지하면서 득점까지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올 시즌 최고의 골"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토트넘은 수년에 걸쳐 뛰어난 솔로 골을 터트리는 것을 습관처럼 보여주고 있으며, 판더펜의 득점은 가레스 베일이나 손흥민과 같은 구단의 전설들의 발자취를 따르고 있다"라며 판더펜의 이번 득점이 과거 베일과 손흥민이 터트렸던 골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도 "그런 식으로 솔로 골이 터지는 모습은 쉽게 떠올릴 수 있다"라며 "토트넘에서 뛰었던 한국 국가대표 손흥민도 몇 년 전 번리를 상대로 같은 경기장에서 같은 방향으로 골을 넣었는데, 기묘하게도 (판더펜의 득점과) 비슷한 골이었다. 그 놀라운 골은 2019년 FIFA에서 한 해 최고의 골을 넣은 선수에게 수여하는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다"라고 했다.
또한 '디 애슬레틱'은 과거 뱅상 콤파니가 맨체스터 시티 시절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넣었던 중거리 골이나 에버턴에서 뛰었던 필 자기엘카가 리버풀과의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터트렸던 득점, 1990년대 중반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필립 알베르가 만들어낸 골 등을 언급하며 판더펜의 득점이 과거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던 수비수들이 만들어낸 원더골과 비견될 만하다고 했다.
판더펜에 앞서 비슷한 득점으로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던 손흥민도 판더펜의 득점 장면이 토트넘의 공식 SNS 계정에 올라오자 등장해 "와우...그저 와우"라는 반응을 남기며 팬들을 미소짓게 했다.
사진=연합뉴스 / SNS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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