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나이에 맞지 않는 추태를 부렸다.
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관중을 조롱하고 팔꿈치 가격으로 퇴장 당한 호날두는 최악의 경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일정 대부분을 소화할 수 없게 된다.
포르투갈은 14일(한국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의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일랜드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예선 F조 9차전 원정 경기에서 0-2로 무릎을 꿇었다.
호날두를 내세웠던 포르투갈은 전반 17분 트로이 패럿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고, 전반 45분에도 추가골을 실점해 끌려갔다.
설상가상 후반 16분 호날두가 공이 없는 상황에서 아일랜드 수비수 다라 오셰이에게 팔꿈치를 휘두르는 동작으로 퇴장 당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주심은 처음에 옐로카드를 꺼내들었으나 비디오판독(VAR) 온필드 리뷰 끝에 옐로카드 판정을 번복하고 다이렉트 퇴장을 명령했다.
경기장을 떠나던 호날두는 관중들의 야유에도 박수를 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호날두는 경기장을 떠날 때 야유하는 아일랜드 팬들을 향해 냉소적으로 손을 들어 박수를 쳤고, 두 개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면서 "퇴장 카드가 나오기 전에는 오셰이를 울먹이는 표정으로 놀리는 모습과 그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주는 척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추가로 공개됐다"고 호날두의 추태가 담긴 영상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수적 열세에 놓인 포르투갈은 2점 차를 뒤집지 못하고 패했다. 3승1무1패, 승점 10을 유지한 포르투갈은 이번 경기 승리 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최종전으로 미루게 됐다.
2위 헝가리(승점 8), 3위 아일랜드(승점 7)가 포르투갈 뒤를 바짝 뒤쫓고 있어 아르메니아와의 최종전 결과가 중요해졌다.
하지만 아르메니아전에서 호날두는 출전할 수 없다. 퇴장으로 인해 1경기 결장은 확정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포르투갈이 본선에 나가더라도 호날두가 조별리그 2경기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A매치에서 레드카드는 퇴장 사유에 따라 최대 3경기까지 출전 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에 따르면 호날두의 이번 퇴장은 친선 경기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아르메니아와의 유럽 예선 최종전을 포함해 월드컵 조별리그 2경기를 놓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매체는 "호날두는 A매치 226경기 만에 첫 퇴장을 당했다. 클럽에서는 지금까지 13번의 레드 카드를 받았다. 이번 퇴장으로 호날두는 최소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게 됐다"면서 "FIFA 규정에 따르면 심각한 반칙 행위는 최소 2경기 이상의 징계가 주어져야 하며 징계는 친선경기네 적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포르투갈이 아르메니아전서 월드컵 진출을 확정 짓고 호날두가 2경기 이상의 징계를 받게될 경우 본선에서 징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데일리메일도 "호날두는 아일랜드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해 최장 당한 후 포르투갈 대표로 월드컵 개막전에 출전 불가능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1985년생으로 불혹에 접어든 나이에도 추태를 부리자 감독이 진화에 나섰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포르투갈 감독은 "호날두의 행동은 폭력적인 의도가 아니었다. 우리는 얘기를 나눴다. 페널티 박스 안에 있는 호날두 같은 선수에게는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그는 두 명의 수비수와 끊임 없이 신체적 접촉을 유지했다"며 호날두의 행동을 옹호했다.
이어 "폭력적인 장면은 없었다. 수비수가 밀어내려고 했는데 VAR 판독이 불운했다. 영상 각도 때문에 실제 상황보다 더 심각해 보이더라"라며 "호날두가 국가대표팀에서 받은 처 레드카드다. 정말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호날두는 경기 전 인터뷰를 통해 "여기 팬들이 좋다. 팬들이 국가대표팀에 보내는 응원은 정말 좋다"면서 "여기서 경기를 하게돼 기쁘다"면서 "내일 그들이 날 너무 야유하지 않기를 바란다. 난 그저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성숙한 인터뷰를 했으나 불과 하루 만에 폭력사태로 퇴장 당하고 말았다.
반면, 하이미르 할그림손 아일랜드 감독은 "호날두는 집중력을 약간 잃은 듯했다. 팬들도 그랬을지도 모른다. 호날두는 좌절했고, 자신이 해서는 안 될 방식으로 반응했다"며 호날두의 대처가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호날두는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을 징계로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마칠 위기에 놓였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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