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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지난 8월 토트넘과의 10년 동행을 마무리한 장소는 영국 런던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도 아닌 서울월드컵경기장이었다. 한국 팬들 앞에서 그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토트넘은 여러 사진과 영상을 온라인상에 공유하며 레전드의 마지막을 기렸다. 그 과정에서 손흥민은 동료들에게 “너희는 내게 전부였다. 매일 나를 존중해준 덕분에 모든 날이 특별했다. 이제 너희 차례다. 토트넘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달라. 나에게 무언가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진심 어린 인사를 전했다.
그러나 손흥민이 가장 아쉬워했던 점은 따로 있었다. 토트넘 홈구장에서 정식 작별 인사를 하지 못했다는 것. 그는 유튜브 ‘슛포러브’ 인터뷰에서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 팬들을 직접 만나 인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감정적으로도 특별한 날이 될 것 같다”며 홈 팬들과의 마지막 만남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도 해당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팬들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진짜 마지막”이 치러지길 기대했다.
하지만 정작 토트넘의 계산은 달랐다. 16일(한국시간) 영국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존 웬햄의 말을 인용해 “토트넘은 내년 여름 한국에서 LAFC와 프리시즌 친선전을 치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손흥민과의 재회를 ‘런던’이 아니라 ‘한국’에서 만들려 한다는 것. 공식 접촉이나 발표는 없지만, 보도 자체가 나온 이유는 명확했다. 손흥민의 이탈 이후 토트넘이 직면한 상업적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사커 다이제스트’가 전한 토트넘 구단 샵 직원의 인터뷰는 현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 직원은 “손흥민이 떠난 뒤 굿즈 매출은 지난 시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손흥민 유니폼 판매가 중단된 뒤 매출 감소가 눈에 띄게 심해졌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검정색 써드 유니폼이나 노란색 유니폼 일부만 팔리며 간신히 버티는 실정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손흥민의 상징적 존재감이 클럽 경제의 핵심 축이었다는 사실이 생생히 드러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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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위기는 경기장에서도 명백하게 드러났다. 영국 언론들은 잇따른 홈 경기에서 텅 빈 좌석을 포착하며 현재 흥행 부진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홈경기 두 차례에서 수천 석의 빈자리가 발생했고, 결국 토트넘은 도르트문트전 티켓 카테고리를 A에서 B로 낮추며 가격을 20~25% 인하하는 초강수를 뒀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건재하던 시절, 매 경기 전석 매진을 당연시하던 시기와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반면 손흥민이 떠난 LAFC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손흥민은 MLS 데뷔 12경기에서 10골 3도움을 기록하며 리그를 흔들었고, 그의 등장만으로 티켓 가격이 기존의 5배까지 치솟았다. 손흥민 유니폼은 리오넬 메시를 제치고 전 세계 판매 1위에 오르며 폭발적인 마케팅 효과를 드러냈다. 토트넘이 10년간 누렸던 브랜드 파워가 단숨에 MLS로 이동한 셈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이 토트넘에 가져다준 상업적 가치를 “연간 최소 4000만 파운드(약 766억 원) 이상”으로 평가했다. 경기력과 별개로, 아시아 팬들의 소비와 유니폼 판매, 콘텐츠 조회수까지 모든 수익 구조에 손흥민의 존재가 깊이 연결돼 있었다는 분석이다.
토트넘은 지난 8월 손흥민과의 감동적인 이별식을 한국에서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달 만에 다시 한국을 찾겠다는 계획을 꺼내 들었다. 손흥민이 원했던 ‘런던에서의 마지막 인사’는 뒷전이 됐고, 구단은 손흥민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는 ‘한국 시장’에 우선순위를 둔 셈이다. 결국 손흥민 없는 시대를 버티기 버거운 토트넘이 상업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또다시 한국 팬들을 찾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손흥민이 LAFC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서 토트넘과 맞붙을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로서는 손흥민의 진심 어린 호소와는 달리, 토트넘은 여전히 한국 시장을 돈으로 환산하고 있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손흥민이 떠난 뒤에도 그 그림자에 기대고 있는 토트넘은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의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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