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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발생한 팀 동료 간 폭력 행위가 화제를 모으면서, 애꿎은 손흥민이 다시 한 번 외신에 소환됐다.
에버턴의 미드필더 이드리사 게예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13분 팀 동료 마이클 킨의 얼굴을 때린 폭력 행위로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에버턴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전반 29분 키어넌 듀스버리-홀의 결승골 덕분에 1-0으로 승리했지만, 경기 초반 발생한 팀 동료 폭행 사건으로 팬들과 전문가들의 논쟁을 촉발시켰다.
이날 경기 초반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위협적인 슈팅 상황 직후, 게예와 킨 사이에서 볼 처리를 두고 말싸움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후 충격적인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게예가 킨에게 분노를 표출하며 손바닥으로 킨의 얼굴을 가격한 것이다.
주심 토니 해링턴은 VAR을 통해 장면을 확인한 뒤, 폭력 행위로 판단해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꺼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이번 퇴장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팀 동료를 폭행한 세 번째 경우에 해당하며, 2008년 리카르도 풀러(스토크 시티) 사건 이후 17년 만의 사례다. 이 전에는 2005년 리 보이어와 키어런 다이어의 이른바 더블 레드 카드 사건이 있었다.
경기 직후 게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우선 팀 동료 마이클에게 사과한다. 나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진다. 팀 동료, 스태프, 팬, 구단에도 사과한다. 감정이 고조될 수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이런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게예의 사건은 팬과 전문가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낳았다.
에버턴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서로 싸우는 것을 좋아한다. 팀을 위한 강인함과 투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물론 퇴장은 아쉽지만, 게예가 사과하고 팀을 칭찬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맨유의 루벤 아모림 감독 또한 레드카드 판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싸움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패스나 볼을 잃었을 때 팀을 위해 서로 경고하는 의미다. 폭력적 행위로 인한 레드카드 판정은 이해하지만, 나는 선수들이 경기 중 서로 경고하며 투지를 보여주는 것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의 결승골을 기록한 듀스버리-홀 역시 게예의 퇴장을 '순간의 광기'로 평가하며 "게예는 전반 종료 후 사과했고, 우리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 사건으로 오히려 팀은 더 단단해졌다"고 전했다.
개리 네빌은 "얼마나 강하게 때렸는지가 문제다. 주먹이 얼굴에 닿긴 했지만 과연 레드카드까지 필요한 행동이었는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으며, 제이미 캐러거 또한 "심판이 상황을 조금 더 관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반면, 전 에버턴 감독이자 현재 포르투갈 국가대표 감독인 로베르토 마르티네즈는 "분명 오해가 있었지만, 얼굴을 가격한 이상 주심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규정상 머리와 얼굴에 대한 공격은 레드카드"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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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국 'BBC'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프리미어리그에서 과거 발생했던 팀 동료 간 충돌 사례를 다시 조명했다.
특히 2020년 7월, 토트넘 홋스퍼 소속이던 손흥민과 당시 주장이었던 위고 요리스의 충돌이 소개되어 국내 팬들에게 화제다.
당시 토트넘은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서고 있었으나, 경기 전반 종료 직전, 손흥민이 수비 위치를 제대로 잡지 못하며 압박이 느슨해진 상황에서 요리스는 강하게 항의했다.
요리스는 전반 종료 후 터널을 빠져나가면서 손흥민을 거칠게 밀쳤고, 라커룸에서도 언쟁은 이어졌다.
손흥민은 당시 "왜 나를 존중하지 않느냐, 나는 널 존중하는데"고 대응했으며, 요리스는 "팀을 위해 뛰어야 한다.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라며 맞섰다.
두 사람의 언쟁은 팀 동료들의 중재로 진정되었지만, 당시 축구 팬과 언론에는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BBC'는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요리스는 손흥민을 거칠게 밀쳤지만 폭력적인 행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두 사람 모두 경기 후 화해하며 큰 문제로 번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당시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시즌 도중으로, 4위 경쟁을 위해 승점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치열했던 경기의 긴장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단순 해프닝이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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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서 두 사람은 오히려 돈독한 동료 관계로 발전했다.
2023-2024시즌 요리스가 MLS로 이적하면서 토트넘에서 떠난 뒤, 손흥민도 올여름 LAFC로 합류하며 두 선수는 다시 한 팀에서 뛰게 되었다.
손흥민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그는 내 캡틴이었다. 라커룸에서 날 죽일 수도 있는 존재이지만,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나를 이해시키며 결정을 돕는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요리스 역시 "손흥민의 합류는 팀과 리그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다. 그는 본보기가 되는 선수이며, 팀에 큰 임팩트를 준다"고 언급하며 과거 갈등이 현재 팀워크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았음을 강조했고,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LAFC에서 다시 한 번 캡틴과 에이스의 이상적인 조합으로 발전했다.
손흥민은 공격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존재감을 발휘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고, 요리스는 베테랑 골키퍼로서 수비 라인을 안정시키며 팀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비록 트로피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두 선수는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까지 팀을 이끌며, LAFC에서 새로운 파트너십을 결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SNS / ESPN UK X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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