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교체 자원일 뿐이다. 토트넘 홋스퍼전서 다시 한 번 증명됐다.
그럼에도 번뜩이는 왼발 킥 능력으로 PSG의 승리를 도우면서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루시으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 5차전서 5-3 승리를 거뒀다.
중원 핵심 비티냐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토트넘 수비를 유린하는 환상적인 활약을 선보인 비티냐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토트넘전 승리로 PSG는 4승1패, 승점 12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토트넘은 2승2무1패, 승점 8로 16위까지 내려앉았다.
이날 PSG의 선발 라인업은 다소 파격적이었다. 경기 전 프랑스 현지 매체들이 예측했던 세니 마율루와 이강인 모두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대신 18세 유망주 캉탱 은장투가 깜짝 선발로 나섰다.
PSG는 4-3-3 전형으로 나섰다. 뤼카 슈발리에가 골문을 지켰다. 누누 멘디스, 윌리안 파초, 마르키뉴스, 워렌 자이르 에메리가 수비를 맡았다.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주앙 네베스가 어김 없이 중원 조합으로 선택 받았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좌우 측면에 위치했고, 은장투가 가짜 9번 역할을 맡아 득점을 노렸다.
토트넘은 5-3-2 전형으로 맞섰다.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를 비롯해 제드 스펜스,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 더 펜, 아치 그레이, 페드로 포로가 수비에 치중했다. 파페 사르, 루카스 베리발,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히샬리송과 랑달 콜로 무아니가 최전방 투톱을 맡았다.
시즌 첫 경기였던 UEFA 슈퍼컵서 이미 토트넘을 꺾었던 PSG의 승리가 예상됐으나 경기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토트넘이 전반 35분 히샬리송의 선제골로 앞서가나기 시작했다. 그레이의 크로스를 콜로 무아니가 머리로 떨궈줬고, 이를 히샬리송이 헤더로 마무리해 1-0을 만들었다.
PSG도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45분 비티냐가 슈팅 각도가 열리자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고, 공은 골대 맞고 들어갔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토트넘이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다. 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파초가 걷어낸 공을 콜로 무아니가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공이 마르키뉴스 머리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PSG도 곧바로 따라붙었다. 후반 8분 비티냐가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서 공을 몰고 돌파한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던 PSG는 부진한 활약을 보여준 바르콜라 대신 후반 11분 이강인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비록 선발로 나서진 못했지만 이강인이 투입된 후 PSG의 경기 운영이 안정되기 시작했고, PSG가 흐름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후반 14분 네베스가 강한 전방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뒤 루이스에게 내줬다. 루이스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면서 3-2 역전에 성공했다.
PSG가 쐐기를 박았다. 이강인의 코너킥에서부터 득점이 나왔다. 이강인이 날카롭게 올려준 공이 동료와 수비 맞고 흐르자 이를 파초가 재빨리 슈팅으로 가져가 4-2를 만들었다.
PSG는 후반 27분 콜로 무아니에게 추격골을 허용했으나 4분 뒤 비티냐가 로메로의 핸드볼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5-3으로 벌렸다.
후반 추가시간 교체 투입된 뤼카 에르난데스가 사비 시몬스를 팔꿈치로 가격해 퇴장 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지만 대세에 영향은 없었다.
PSG가 홈에서 토트넘을 꺾고 승점 3을 챙겼다.
PSG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강인이 선발 멤버로 선택받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최근 공식전 3경기에서 1골 2도움으로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슈퍼컵 당시 토트넘을 상대로 골맛을 봤던 이강인이었기에 이번 맞대결에서도 이강인의 선발 출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었다.
물론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이강인의 선발을 확실하게 보진 않았다. 마율루와 이강인 둘 중 한 명이 선발로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엔리케 감독의 선택은 마율루도, 이강인도 아닌 은장투였다.
최근 좋은 활약을 보여줬음에도 PSG에서는 이강인을 선발 자원이 아닌 교체 자원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 대목이었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경기력으로 묵묵히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선발 기회를 18세 유망주에게 내준 이강인은 이날 부진했던 바르콜라 대신 후반 초반 기회를 받았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팀 승리를 도우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는 바르콜라에 대해 "매우 부진한 경기력이었다. 신체적 문제인가, 자신감 문제인가? 공을 소유했을 때도 백패스만 하고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며 평점 3점을 준 반면, 이강인에 대해서는 "최근 몇 주 동안 자주 그랬듯 긍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정확한 슈팅과 세트피스로 승리에 기여했다"고 좋은 평가를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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