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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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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의 빛바랜 잔치...박수보다 우려 쏟아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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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현, 신태용에 폭행당했다 폭로에도
    울산HD-연맹, 문제 해결 의지 안 보여
    오늘 K리그 시상식 참석한 신태용
    "폭행 없었다...그랬다면 감독 안 해"


    한국일보

    신태용 전 울산HD 감독이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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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이 열렸지만 빛바랜 잔치가 됐다. 신태용 전 울산HD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채 개최되면서 축하 대신 우려가 쏟아졌다.

    신 전 감독은 1일 아들 신재원(성남FC)이 'K리그2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린 것을 축하하기 위해 시상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신 감독은 울산의 정승현이 폭로한 '폭행 의혹'을 해명해야 했다. 신 감독은 지난 8월 울산의 소방수로 부임한 뒤 2개월 만인 10월 초 전격 경질됐다.

    신 전 감독은 "정승현은 나와 올림픽, 월드컵 등을 동행한 아끼는 제자"라고 입을 뗐다. 그는 "내가 울산을 떠날 때도 맨 마지막까지 미팅했던 선수다. 왜 그런 인터뷰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나중에 따로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어떻게 첫 만남에 폭행을 하나?"라며 "오랜만에 만나서 표현한 게 다였다. 그게 정승현한테 과했고 기분 나빴다면 진짜 미안한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폭행이든 폭언이든 한 적이 없다. 그랬다면 다시는 감독 안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울산HD의 정승현이 지난달 3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잔류를 확정한 뒤 선수단 대표로 홈팬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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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정승현은 전날 제주SK전을 마치고 믹스트존에서 "신 전 감독에게 뺨을 맞았다"고 폭로했다. 이는 신 전 감독이 울산에 부임한 뒤 선수들과 첫 상견례 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다. 정승현은 "(신 전 감독의 행동은) 요즘 시대와 맞지 않고, 성폭력이든 폭행이든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해도 받은 사람 입장에서 그게 폭행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감독은 경질될 당시 "나는 바지 감독"이라며 선수단과의 불화를 인정했다. 선수단 버스에 그의 골프 가방이 실린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는 등 불화설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문제는 울산의 베테랑 이청용이 신 전 감독을 겨냥하듯 '골프 세리머니'를 펼쳐 논란이 됐고, 이 과정에서 김영권 조현우 등 주장단이 "(잔류) 목표를 이루면 다시 말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러자 축구 팬들은 선수들의 언행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특히 잔류가 확정됐을 때도 홈팬들은 선수들에게 박수가 아닌 야유를 보냈다. 이 때문에 이들이 축구계에 만연한 폭력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인 것인지, 아니면 팬들의 날 선 비판을 피하기 위해 감독을 저격한 것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이러한 문제를 풀어야 할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울산 구단에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다. 그러나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구단 측은 이날 "구단과 선수가 잘 소통해서 입장문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함구했다. 연맹 측도 "(갈등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했을 뿐 진상 규명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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