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여자야구·소프트볼과 베이스볼5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전략을 추진하며,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저변 확대와 국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협회는 지난 11월 25일부터 30일까지 고양에서 ‘2025 야구·소프트볼·베이스볼5 캠프’를 열고 전국 2009~2013년생 선수 50명을 초청해 교육, 실습, 지도자 강습 등을 진행했다. 이번 캠프는 야구와 소프트볼, 베이스볼5를 통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여자 소프트볼 선수와 야구, 베이스볼5 선수가 한곳에 모여 종목 간 경계를 넘나드는 구조를 실험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기존 단일 종목 중심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종목이 상호 보완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시도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베이스볼5를 앞세워 야구·소프트볼 비전통 국가를 끌어들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베이스볼5는 이미 2026 다카르 유스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아프리카·유럽 국가들이 국제무대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특히 지난 10월 개최된 ’제6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총회‘에선 2032 브리즈번올림픽 준비위원회의 추진보고에서 야구·소프트볼·베이스볼5를 함께 현황 보고함으로써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 몇 차례 국내 대회와 체험 행사가 열리긴 했지만, 학교체육·생활체육과 본격적으로 연결된 단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캠프는 ‘야구·소프트볼·베이스볼5’를 묶어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 시험한 첫 무대라고 할 수 있다.
캠프에서 강습을 맡은 김영우 감독은 종목 간 융합 효과에 주목했다.
김 감독은 “야구 선수들과 소프트볼 선수들이 서로 어울리면서 ‘이런 스포츠도 있구나’를 직접 느끼는 게 크다”며 “야구를 하던 선수가 소프트볼에 도전할 수 있고, 소프트볼 선수도 야구를 경험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된다”고 설명했다.
베이스볼5가 단순한 체험을 넘어 기술 향상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하나의 종목만 하면 그 안에서만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데, 베이스볼5는 같은 공놀이지만 공 크기도 다르고 잡는 감각도 다르다. 맨손으로 잡는 연습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큰 글러브를 끼고 공을 잡을 때도 훨씬 유리하다”며 “실제로 남자 선수들에게도 활용하는데, 수비 실력이 좋아지는 걸 느껴 계속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베이스볼5가 여자 선수의 참여를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결국 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국제 경쟁력도 생긴다”면서 “하지만 한국은 여성이 운동할 공간이 부족하고, ‘여자가 왜 운동하냐’는 인식도 남아 있다. 베이스볼5는 장비 부담이 적고 진입 장벽도 낮아서 여성 선수들이 스포츠를 시작하는 좋은 관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대구 태암초등학교 6학년이자 소프트볼 주장인 이하윤은 “처음 해봤는데 준비물도 없고 손으로만 하니까 쉽고 재밌었다. 포지션이 딱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많이 움직이다 보니 다른 종목 친구들이랑 금방 친해졌다”며 “지금 소프트볼이랑 베이스볼5 같이 하고 있는데 수비 부분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이런 종목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울 신정고 1학년 소프트볼 선수 구연아는 민첩성과 수비 능력 향상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그는 “여러 지도자와 다른 학교 선수들의 방식을 보면서 제게 맞는 움직임을 찾을 수 있었고, 수비가 많이 발전한 것 같다”며 “빠른 움직임을 하려면 어떻게 스텝을 가져가야 하는지 배울 수 있어서, 그 부분을 학교에 돌아가 더 연습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베이스볼5 선발전이 6일 진행된다”며 “또 u18 대표 선발전은 내년 말에 예정돼 있어서, 1년간 실력을 갈고닦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세종에서 온 여자야구 선수 선주하는 다종목 경험 자체의 즐거움을 강조했다.
선주하는 “베이스볼5는 템포가 빨라서 지루할 틈이 없고, 몸도 다르게 풀리는 느낌”이라며 “늘 남자 선수들과 운동하다가 여자 선수들과 함께하니 분위기도 새롭고 재밌었다. 소프트볼에도 도전해 보고, 야구와 베이스볼5를 같이 하면서 더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구조는 진학과 진로 선택의 폭을 좁히고, 어느 한 종목에서 길이 막히면 스포츠 자체를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양해영 회장은 등록 장벽을 낮추고 종목 간 이동을 허용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여자야구 선수가 소프트볼에 진학하기도 어렵고, 소프트볼 선수가 여자야구 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제한돼 진로의 선택지가 좁다”며 “둘 사이의 문을 열어놓으면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운동을 이어갈 수 있고, 양쪽 종목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소프트볼은 선수가 부족하고, 여자야구는 팀이 거의 없어 성장 경로가 끊긴다”며 “등록을 유연하게 만들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선수 저변을 함께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베이스볼5는 양쪽을 자연스럽게 잇는 접점이자 완충지대가 될 수 있다. 좁은 실내에서도 충분히 경기를 치를 수 있어 학교·지역체육센터 기반으로 리그 운영이 가능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결국 저변 확대의 핵심은 학교체육이다. 베이스볼5는 남녀가 함께 참여할 수 있고, 한 학급을 두 팀으로 나누어 수업 시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조라 교사들의 선호도가 높은 종목이다.
향후 과제는 베이스볼5를 교육부·시도교육청과 연계해 정규 체육수업·학교스포츠클럽 종목으로 정착시키는 일이다.
이미 현장에서는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 이를 위해 지도자 강습, 교사 연수, 교육자료 보급 등이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7월 19일 서울 송곡고등학교 체육관에서는 ‘2025 유·청소년클럽리그(i-League) 베이스볼5 서울권 리그 및 강습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2026 다카르 유스올림픽 정식 종목인 베이스볼5를 더 많은 청소년에게 알리고, 학교체육 현장에서의 저변 확대와 생활체육 인프라 마련을 목표로 진행됐다.
이처럼 학교 현장에서의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중의 관심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하지만 관중 증가가 곧바로 참여 인구 증가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여성 팬들이 “나도 해보고 싶다”고 느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루트가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베이스볼5는 ‘관중에서 참가자’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장비와 구장 부담이 적기 때문에 지역 클럽과 학교스포츠클럽이 비교적 쉽게 도입할 수 있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이번 캠프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김영우 감독은 마지막까지 학생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세상은 넓고 스포츠는 정말 다양하다. 야구를 잘하고 싶어도 야구만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여러 스포츠를 접하면서 몸의 감각을 키우는 게 결국 야구·소프트볼 실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하나의 종목에 갇히지 말고, 다양한 스포츠 경험을 통해 몸의 감각을 키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