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 후계자 보이지 않던 피겨 남자 싱글…빠른 성장으로 우뚝
다음 시즌부터 시니어 도전…"내 연기에만 집중했다"
기뻐하는 서민규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에이스가 등장했다.
2008년생 10월생 서민규(17·경신고)는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2025-2026 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석권하며 한국 피겨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지난해 3월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서민규는 5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주니어 최강자로 꼽히던 일본 나카타 리오를 꺾더니, 이번에도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나카타를 제치고 시상대 꼭대기에 올랐다.
서민규는 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로 84.82점을 받았고, 5일 프리스케이팅에서 다시 완벽한 연기로 171.09점을 기록하면서 개인 최고점인 255.91점으로 나카타(249.70점)를 누르고 우승했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모두 우승한 건 남녀를 통틀어 김연아 이후 처음이다.
얼굴 감싸는 서민규 |
서민규는 피겨 선수 출신이자 지도자인 어머니 김은주 코치의 영향으로 피겨를 시작했다.
그는 외국과 서울에서 훈련하는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부모님과 고향 대구에서 집중 훈련을 했고, 최근 2년 사이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2023-2024시즌 이전까지는 국제대회에서 세 바퀴 반을 회전하는 트리플 악셀 점프조차 성공하지 못했으나 최근 엄청난 훈련량을 바탕으로 4회전 점프를 완성하며 세계 주니어 무대에 우뚝 섰다.
서민규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섬세한 연기력도 일품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연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좋아하는 영화를 10차례 이상 돌려보면서 배우의 움직임을 따라 할 정도였다.
그는 기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만 노력하지 않고 전반적인 연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
서민규의 노력은 결과로 나타났다.
그는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4회전 점프를 1개만 시도하고도 3개의 4회전 점프를 배치한 나카타를 제쳤다.
연기하는 서민규 |
서민규는 오랜 세월 한국 남자 싱글을 홀로 이끈 차준환(서울시청)의 후계자로 확실하게 발돋움했다.
그는 지난달에 열린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262.84점을 얻어 차준환(255.72점)을 제치고 전체 1위에 올랐다.
주니어 무대를 평정한 서민규는 이제 시니어 무대를 향해 뛴다.
서민규는 나이 제한에 걸려 내년 2월에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2026-2027시즌부터는 시니어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한다.
남자 싱글은 여자 싱글보다 시니어-주니어 선수들의 기량 차가 큰 편이다.
그러나 서민규는 차분하게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가겠다는 생각이다.
서민규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확정한 뒤 골든스케이트와 인터뷰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면서 한국 선수 처음으로 우승하게 돼 매우 기쁘다"라며 "이번 대회에선 내 연기에만 집중해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모두 실수 없이 수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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