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과 대기업 국내 선수 후원 '신중'
CJ그룹 PGA 투어 공격적 마케팅 진행
유현조, 홍정민, 노승희 'FA 빅 3' 행보
국내 남녀 투어 선수들은 세계적으로 불안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후원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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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사 문제는 여자 골퍼도 마찬가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은 그동안 후원사 걱정을 하지 않았다. 남자 선수보다 여자 선수를 후원하는 흐름이 자리를 잡았다. KPGA 투어와 비교해 압도적인 경쟁력이 있었다. 후원을 하겠다는 대기업과 금융권이 줄을 이었지만, 이것도 옛날 얘기다. 점차 기업들이 프로 선수 후원에서 손을 떼고 있다.
그동안 든든한 후원자였던 금융권이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등이 발을 빼고 있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과의 계약을 정리하는 분위기다. 연장 계약을 포기하고 있다. 물론 확실한 명분은 있다. 기존 프로 선수들을 후원하는 대신 유망주를 키우는 데 투자하고 있다. 소속 선수의 경우 핵심 선수만 남겨두고 나머지 멤버와는 작별하고 있다.
한화큐셀과의 계약이 끝난 신지은은 올해 후원사를 찾지 못해 민무늬 모자를 쓰고 대회에 나섰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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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도 분위기가 바뀌었다. 세계적으로 불안한 경제상황을 고려하고 있다. 금융위기 속에서 골프 관련 투자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 핵심 분야의 투자를 위해 골프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후원 선수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KL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들과의 후원 관계를 끝냈다. LPGA 투어에서 한화큐셀 모자를 쓰고 필드를 누비던 선수들은 민무늬 모자를 쓰고 플레이를 하고 있다.
특히 한화는 2011년부터 골프 대회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한화금융 클래식을 창설하며 골프계에 발을 들였다. 2017년 한화금융그룹 클래식은 마침내 메이저 대회로 승격됐다. 상금은 매년 증액해 총상금 규모를 17억원으로 키웠다. 메이저 대회 전환 이후에는 KLPGA 투어 최대 규모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한화는 지난해를 끝으로 한화 클래식 대회 개최를 포기했다. 골프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화의 경우 골프 마케팅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정한 것 같다"며 "오너가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의 골프 대회 철수는 연쇄 반응을 낳았다. 지난해까지 KLPGA 투어 대회를 후원했던 교촌, SK쉴더스 등도 대회 개최를 접었다.
스코티 셰플러가 CJ그룹이 개최하는 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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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은 국내보다 해외에 집중하고 있다. 2002년부터 PGA 투어 대회인 더 CJ컵 바이런 넬슨을 후원하고 있다. 총상금 규모도 990만달러까지 증액했다. PGA 투어 국내 선수들은 대부분 CJ그룹이 지원하고 있다. 임성재를 비롯해 김시우, 안병훈 등이 CJ그룹의 모자를 쓰고 필드를 누비고 있다. 국내 선수의 경우 해외 입성을 노리고 있는 최승빈와 송민혁이 CJ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다.
금융권과 대기업이 빈자리는 다양한 기업들이 채우고 있다. 메디힐과 삼천리, 대보그룹, 동부그룹 등은 골프단 운영을 통해 선수를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메디힐(기업명 엘앤피코스메틱)은 후원사가 없는 선수들의 손을 잡았다. 올해 LPGA 투어 개막전에서 우승한 김아림과 후원 계약을 했다. 국내 선수 중에는 박현경과 이예원, 배소현, 한진선 등이 메디힐의 후원을 받고 있다.
김아림은 올해 메디힐의 후원을 받고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우승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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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대어급 선수들이 많이 나오는 시기다. KLPGA 투어에서 대상과 평균타수상을 받은 유현조, 상금퀸에 오른 홍정민, 통산 3승을 올린 노승희 등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다. 이른바 'FA 빅 3'인 유현조, 홍정민, 노승희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지원과, 리슈잉(중국), 최예림, 김민주, 홍진영 등도 올해로 기존 후원사와의 계약 기간이 끝났다.
삼천리의 후원을 받았던 유현조는 새로운 후원사와 대박 계약을 노리고 있다. 요진건설이 지원했던 노승희도 새 둥지를 찾아보고 있고, 홍정민은 CJ그룹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 매니지먼트사의 한 관계자는 "세 선수의 기대하는 액수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후원사를 결정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국내 골프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유현조는 올해 KLPGA 투어에서 대상과 최저타수상을 받은 FA 최대어다. KLPGA 제공 |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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