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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SSG는 왜 비난 여론까지 감수하고 김재환을 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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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조선

    김재섭 대표이사와 악수하는 김재환(오른쪽). 사진=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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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옵트아웃을 결심했을때 이정도 비난 폭격을 예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새 팀을 찾았다. 이제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김재환이다.

    SSG 랜더스는 지난 5일 외야수 김재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4년 계약 기간 채운 후 옵트아웃 조항을 통해 자유 계약 신분이 된 김재환은 원 소속팀인 두산과 우산 협상을 했지만, 타팀 이적을 택했다. 그리고 SSG와 논의를 나눈 후 2년 최대 22억원(계약금 6억, 연봉 10억, 인센티브 6억)의 조건에 사인을 마쳤다.

    김재환은 계약이 발표된 이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두산팬들에게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최근 내 선택을 두고 많은 비판과 실망의 목소리가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팬분들이 보내주신 모든 말씀과 질책을 절대로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면서 "기대에 어긋난 모습과 선택으로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지난 수년간의 부진으로 인해 스스로 느낀 실망감과 좌절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흔들릴 때마다 두산에서 꼭 다시 잘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최근 몇 년간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지만, 열심히 만으로는 결과를 바꾸기 어려운 한계에 다다랐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끝에서,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도전해 보자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두산을 떠나는 결심을 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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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환. 사진=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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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환은 "두산에서 보낸 18년의 시간은 내 인생 그 자체였다. 11월 내내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할 만큼 고민했다"면서 "두산에서 보낸 시간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며 언젠가 어디에서든 여러분을 다시 마주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내 선택과 과정으로 마음고생하셨을 두산 베어스 동료들과 팬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 어린 감사와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 정말 감사했다. 그리고 많이 죄송했다"고 덧붙였다.

    옵트아웃 선택으로 자유 계약 선수로 풀린 이후, 처음으로 김재환이 직접 밝힌 자신의 입장문이었다. 그는 아직 언론 인터뷰나 그외 노출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재환과 SSG의 계약 조건이 예상보다 낮은, 원 소속팀인 두산이 제시했던 조건보다 낮은 액수라 그가 진심으로 새로운 팀, 새로운 환경에서 커리어 마지막 도전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는 진정성을 인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수 팬들의 시선은 싸늘한 게 사실이다.

    SSG 구단 역시 김재환 영입을 결정하면서 내부적으로 여러 의견이 오갔다. 팬들에게 비판은 받더라도 두산과 합의 하에 넣었던 옵트아웃이니, 김재환의 이적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았다. 이와 별개로 전력 보강 차원에서 찬성을 외치는 의견도 있었지만, 반대로 그의 기량 하락이나 적지 않은 나이, 구단의 방향성을 두고 망설이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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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환.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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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생각보다 김재환 측이 계약 조건과 액수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비싸지 않다면' 영입을 시도해볼만 한 선수로 결론이 내려졌다. 보상 선수, 보상금이 없는 완전한 자유 계약 신분이라는 사실이 어쨌거나 영입을 하는 팀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장점이다.

    물론 예상보다도 더 비난 여론이 거셌다. 김재환이 자유 계약 선수로 풀린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FA 시장내 다른 이슈를 완전히 뒤덮어버릴 정도로 충격과 후폭풍이 컸다. 이런 분위기가 구단에게도 분명히 부담이다. 특히 SSG는 비시즌 부정적인 이슈를 더이상 반복하지 않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SG가 김재환의 손을 잡은 것은, 그만큼 전력 보강에 대한 갈증이 강했다는 뜻이다. SSG는 최근 수년간 굵직한 외부 영입이 없었다. 내부 단속에 조금 더 치중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외부 FA 시장에 크게 탐이나는 선수가 적은 것도 사실이었다. 또 청라돔 개장을 앞두고 장기적 관점에서 팀을 만들어나가는 상황. 최대한 내부 육성으로 좋은 선수들을 키워보자는 분위기도 공존했다. 그러나 얇은 팀 뎁스를 감안했을때 이정도 조건에 김재환급 타자를 영입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다.

    이제 이 동행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는 김재환이 다음 시즌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에 달려있다. SSG 역시 김재환 활용폭에 대한 내부 교통정리는 아직 복잡하다. 외국인 타자 계약과 맞물린데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거쳐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 김재환에게는 야구 인생 두번째 최대 도전 과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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