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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소년범 논란 이어 '폭행 반복' 의혹···중견배우·감독 폭로 "얼굴 때리더니 갑자기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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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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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범 전력이 드러난 뒤 연예계를 떠난 배우 조진웅(49·본명 조원준)에 대해 과거 촬영 현장과 술자리 등에서의 폭행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과거 행적을 두고 “30년 전 잘못을 지금까지 들춰 비난하는 건 과하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성인이 된 뒤 활동 과정에서도 폭행이 반복됐다면 문제의 성격이 달라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경닷컴과 디스패치 취재에 따르면, 조진웅은 이름이 알려지고 주연 배우로 활동한 이후에도 현장에서 동료 배우와 제작진을 폭행한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 한 중견 배우 A씨는 영화 촬영 중 조진웅의 폭행을 당한 뒤 현장을 떠났고, 조진웅은 그제서야 사과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다른 배우 B씨는 “몇 년 전 조진웅 선배가 후배 배우의 뺨을 때리고 기합을 주는 것을 봤다”며 “나이가 있는 배우였는데 충격이 컸다. 촬영 외에는 피했다”고 말했다.

    술자리 폭행 증언도 이어졌다. 제작사 관계자 C씨는 “회식 자리에서 뒷머리를 장난처럼 계속 때렸다”며 “기분이 나빴지만 분위기를 망칠까 웃어 넘겼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들은 “뺨을 맞거나 발길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다큐멘터리 감독 허철도 폭행 피해를 직접 공개했다. 그는 7일 페이스북에 “2014년 영화 관계자들과 자리에서 아무 이유 없이 내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한 사람이 조진웅”이라며 “주변에서 말려 반격도 못했고, 나를 때린 뒤 갑자기 울기까지 했다”고 썼다. 허 감독은 당시 매니저를 통해 사과를 요구했지만, 조진웅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사과하지 않았고, 대신 매니저만 무릎을 꿇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날 밤 조진웅이 또 다른 젊은 배우에게 얼음을 붓고 폭행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폭로했다.

    허 감독은 조진웅의 은퇴 소식 이후 오히려 용서의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그날 이후 화면에서 조진웅 얼굴만 봐도 트라우마 때문에 꺼버렸지만, 이번 논란을 보니 분노가 아니라 세상을 향한 허무함이 올라왔다”며 “다시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 언젠가 만나면 소주 한 잔하고, 나한테 뺨 한 번 맞고 끝내자”고 적었다.

    조진웅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연예 활동을 하지 않는 은퇴 상태여서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조진웅은 고교 시절 특가법상 강도 강간 혐의로 소년원 송치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극단 단원을 폭행해 벌금형을 받았으며,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촬영 당시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를 당한 이력 등이 공개됐다. 소속사는 “소년범 전력은 확인됐지만 성폭행은 무관하다”며 “성인이 된 후 미흡한 판단으로 심려를 끼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인애 기자 l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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