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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미안해' 토트넘, 슬픈 '오피셜' 나왔다...'SON 커밍 데이'에도 매진 실패, 1만 5000석 텅텅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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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토트넘이 영웅을 맞이했지만 북런던의 좌석은 모두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홈팬들이 한 목소리로 전설을 외쳤음에도, 하얗게 비어 있는 1만5000개의 의자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손흥민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스타디움 전체가 흔들릴 줄 알았던 기대는 절반만 충족됐고, 감동과 아쉬움이 뒤섞인 밤이 만들어졌다.

    10일(한국시간) 열린 2025-26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6라운드 슬라비아 프라하전은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출입구를 다시 통과한 것은 약 4개월 만이며, 이는 곧 미완으로 남았던 작별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경기장에 등장하는 그의 실루엣이 전광판을 가득 채우자 대기 없이 함성이 폭발했고, 6만에 가까운 관중석 상당수가 일제히 기립하며 과거의 시간들을 불러냈다. 하지만 그 찰나조차 빈자리는 시야 너머에 선명히 남아 있었다.

    손흥민은 회색 롱코트, 검은 머플러, 미소 한 번으로 10년의 기억을 되살렸다. 토트넘에서 공식전 454경기 173골 101도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유럽대항전 우승, 그리고 주장 완장까지. 그가 남긴 모든 숫자는 한 시대의 증명이었고, 팬들은 이름만 띄워도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손흥민은 마이크를 들고 조심스레 웃으며 첫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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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은 “안녕하세요, 손흥민입니다. 저 잊지 않으셨죠? 여기서 보낸 10년은 제 삶의 가장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스퍼스입니다. 이곳은 제 집입니다. LA에서도 기다릴게요. 사랑합니다"라며 홈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말 한 문장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함성은 또 한 번 파도를 만들었다. 손흥민의 마지막 인사는 길지 않았지만 팬들은 충분히 들었고 충분히 느꼈다. 토트넘이 예정한 고별 행사의 중심은 말이 아닌 존재 자체였기 때문이다.

    이어 레들리 킹이 등장해 감사패를 전달했고 손흥민의 목소리는 잠시 묻힐 만큼 환호는 더 커졌다. 전설이 전설에게 상을 건네는 장면은 시간대가 뒤바뀐 듯한 향수를 일으켰다. 곧이어 대형 스크린에 가레스 베일이 등장했다. 영상 속 베일은 손흥민을 향해 또렷하게 말했다. 그는“소니, 넌 트로피를 들고 팀을 떠난 몇 안 되는 선수다. 넌 진짜 레전드야. 오늘을 즐겨라"라며 레전드에게 헌사를 보냈다.

    2000년대를 지배했던 토트넘의 얼굴이 2010년대를 대표한 후배에게 남긴 인사였다. 팬들은 그 순간 또다시 기립했고 목소리는 더 높아졌다.

    경기장 밖 벽면도 손흥민으로 덮였다. 토트넘 하이 로드 외벽에는 찰칵 세리머니,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 등번호 7번, 그리고 태극기가 함께 새겨진 대형 벽화가 완성됐다. 이는 손흥민이 선택한 이미지였고 직접 사인을 남기며 “이곳이 제 인생의 일부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현장에 있던 팬들은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남아 있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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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 수용 인원은 62,580석. 이날 입장객은 47,281명. 15,000석 이상이 비어 있었다. 눈으로 확인되는 틈은 감동과 대비를 이루며 더 선명해졌다. 비야레알전 54,755명, 코펜하겐전 49,565명을 채웠던 팀이 손흥민이 돌아온 날 오히려 적은 관중을 맞이한 셈이다.

    영국 현지에서는 그 이유를 냉정하게 분석했다. 높은 티켓 가격, 최근 부진한 경기력, 조별리그 통과가 아슬아슬하지 않은 일정 등이 관중 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손흥민이 돌아온다 해도 경기장을 꽉 채우지 못한 현실은 팬심의 흔들림과 클럽의 어려운 시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토트넘은 이미 내년 일부 홈경기 티켓 등급을 낮추며 대응에 나섰고, 슬라비아전 가격만 유지된 점은 빈 좌석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 밤이 실패였냐 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밟자 팬들은 결코 조용하지 않았고, 그의 이름은 10년 전과 같은 열기로 경기장을 메웠다. 스크린에 얼굴이 비칠 때마다 환호는 반복됐고, 경기 끝난 뒤에도 팬들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빈 좌석의 그림자와 상관없이, 토트넘은 그날 하나의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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