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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 (토)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눈물 또 눈물! 손흥민 한 마디에 토트넘 팬들 '울컥'..."난 영원히 토트넘" 이보다 완벽할 수 없었던 고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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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떠난 지 넉 달, 손흥민(33·LAFC)은 다시 북런던을 울렸다. 작별 인사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 채 떠났던 지난여름의 빈자리를, 그는 약속을 지키듯 다시 찾아와 채웠다. 그 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더는 경기장이 아니었다. 손흥민과 팬들이 함께 쌓아온 10년의 시간이 한꺼번에 되돌아온 장소였다.

    회색 롱코트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손흥민은 터널을 지나 잔디 위에 섰다. 전광판에 그의 얼굴이 비치는 순간 6만 관중석은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다. 그는 미소를 머금은 채 마이크를 들었고, 관중들은 숨을 죽였다. “저 잊지 않으셨죠?” 단 한 문장이었지만, 지난 10년이 담긴 말이었다. 이어 “정말 환상적인 10년이었다. 여러분을 절대 잊지 않겠다. 언젠가 LA에서도 꼭 만나자. 사랑한다. COME ON YOU SPURS!”라고 외쳤고, 팬들은 폭발적인 함성으로 답했다. 화면에 잡힌 붉어진 눈가는 그의 진심을 대신했다.

    손흥민의 귀환은 예정된 세리머니가 아니었다. 지난여름 한국 프리시즌 투어 도중 갑작스럽게 발표된 LAFC행 이적은 토트넘 팬들과의 마지막 인사 기회를 빼앗아갔다. 뉴캐슬전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내일이 마지막 경기”라고 말한 그는 한국에서 고별전을 치른 뒤 곧장 미국으로 떠났고, 이를 누구보다 아쉬워한 이가 손흥민 본인이었다. 그래서 언젠가 직접 인사하겠다는 그의 약속은 다시 북런던으로 향하게 했다.

    토트넘은 그의 복귀를 누구보다 반겼다. 홈구장 인근 하이 로드에는 3층 높이의 대형 벽화가 설치됐다. 유로파리그 우승 당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장면, 시그니처 ‘찰칵’ 세리머니, 태극기와 한글 등 손흥민의 정체성을 담아냈다. 손흥민은 경기 시작 전 벽화를 찾아 사인을 남기며 “정말 특별한 순간이다. 이 유산이 오래 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팬들은 벽화 앞에 몰려들어 사진을 찍으며 어느덧 북런던의 또 하나의 명소가 탄생했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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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 분위기는 더욱 뜨거웠다. ‘Welcome home, Sonny’라는 문구가 외벽을 채웠고, 팬들은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외쳤다. 제임스 매디슨, 비카리오, 솔란케 등 전 동료들도 그라운드에서 손흥민을 포옹하며 반겼다. 레들리 킹은 수탉 형상의 기념 트로피를 전달했고, 가레스 베일은 영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쏘니, 돌아온 걸 축하해. 트로피를 들고 팀을 떠나는 선수는 흔치 않다. 넌 진정한 레전드다.” 영국 언론들 역시 “헤어짐이 아니라 영원한 유대에 대한 약속”이라며 손흥민의 귀환을 조명했다.

    손흥민의 방문은 경기장의 공기까지 바꿨다. 토트넘은 이 날 슬라비아 프라하를 3-0으로 완파했다. 전반 자책골로 시작된 리드는 후반 쿠두스와 시몬스의 PK 득점으로 이어졌다. 팬들은 골이 터질 때마다 손흥민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팀을 격려했다. 떠난 지 몇 달 되었지만, 여전히 토트넘의 중심에 손흥민이 있음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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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기록과 존재감은 여전히 토트넘의 역사 책 첫 장에 자리한다. 2015년 입단 이후 454경기 173골 101도움, EPL 아시아 선수 최초 득점왕, 그리고 17년 무관을 끊어낸 유로파리그 우승까지 손흥민은 토트넘이 겪은 암흑기와 반등의 순간을 모두 함께했다. 그를 레전드라 부르지 않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날의 손흥민은 기록보다 감정에 가까웠다. 그는 자신이 쌓아온 시간의 무게가 팬들에게 어떻게 남아 있는지 눈으로 확인했다. 작별로 시작된 방문은 감사와 재회의 시간으로 바뀌었고, 팬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손나우도’를 잊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손흥민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떠났지만, 끊어진 적은 없었다. 토트넘을 상징하던 그 이름은 여전히 북런던에 남아 있고, 팬들도 그를 영원한 스퍼스로 기억한다. 10년의 서사가 담긴 그의 귀환은 단순한 작별식이 아니라, 다시 이어진 연결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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