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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페이커, 머스크 AI 대결 제안에 "내년엔 우리가 이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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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T1의 '페이커' 이상혁이 18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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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의 페이커(이상혁)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도전장을 받아들였다.

    페이커는 18일 서울 종로구 LCK아레나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앞서 지난달 머스크가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인공지능) 모델 ‘그록5’가 롤 최고의 인간팀을 이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는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페이커는 “AI나 빅테크 기업에서 게임 산업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 저도 그록과 대결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며 “체스는 AI에 정복 당한지 오래됐다. 롤도 AI가 저희와 맞붙어 언젠가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내년에는 저희가 이기지 않을까 싶고, 언젠가 AI가 이기는 날이 오면 그 또한 재미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와 이세돌 9단 맞대결 이후 ‘인간과 AI의 재대결’ 가능성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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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커가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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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T1 전신인 SKT T1에서 데뷔한 페이커는 지난 7월, 2029년까지지 4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페이커는 “T1에서 금전적인 부분 외에도 좋은 조건을 제시해줬고, 최고 팀에 걸맞는 명성을 보여줬다”며 “팬들에게 좋은 영감을 드리고 싶고, 프로게이머로서 배우고 성장할 부분이 남아 재계약했다. 계약 기간이 4년이다 보니 T1에서 프로 생활 전부를 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페이커는 지난달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서 T1의 6번째 우승이자,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사상 첫 3연패를 이끌었다. KT 롤스터에 1-2로 뒤져 패배 위기에 몰린 결승전 4세트에서도 웃은 것에 대해 “게임이 재미있어서 그런 장면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페이커는 10년 넘게 승부욕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저는 어렸을 때부터 열정이 있었다. ‘(열정이) 그냥 있었다’라는 게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 그런 열정이 있다는 게 축복이고, 지금도 이기고 싶은 마음과 게임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여전하다”고 했다.

    e스포츠 선수들은 두뇌 회전이 빠른 10대 후반을 지나 25세 정도면 은퇴하는데, 10년 넘게 최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는 1996년생 페이커는 “40대까지 경쟁하는 건 어려울 것 같지만,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또 “4번 연속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승패를 떠나 제가 가진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 노력하는 게 목표다. 2029년 이후 제 모습은 저도 궁금하다”고 했다.

    13년간 플레이하는 동안 최고 라이벌로 젠지의 쵸비를 꼽은 페이커는 “쵸비 선수는 경기력이 좋고 상대할 때마다 굉장히 재밌었다. 제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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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T1의 '페이커' 이상혁이 18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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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한영향력으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지워가고 있는 페이커는 “많은 기성세대 분들도 조금 더 좋은 시각으로 바라봐 주시는 게 느껴져 감사하다”면서 “게임도 오래하면 해가 될 수 있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기에 맞춰 나가야할 부분”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지만 스스로 영감은 ‘책’에서 얻는다는 페이커는 “책은 다른 사람들의 인생과 이야기를 한번에 압축해서 볼 수 있고, 그것이 주는 인사이트가 어머어마하다”고 했다. ‘프로게이머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했을 것 같느냐’는 질문에 페이커는 “취미가 많이 생겼는데 그다지 오래가지는 못했다. 프로게이머를 안 했다면 이것 저것 하다가 이도 저도 아니게 되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제가 전략적인 거나 컴퓨터를 좋아하다 보니 그런 쪽 일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페이커는 앞으로 아빠나 남편으로 계획에 대해 “결정된 건 없지만 사람으로서 기쁜 일이 될 것 같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정해진 가치관이나 계획이 없이 때문에 지금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광고모델인 페이커는 투자 원칙에 대해 “본격적으로 하고 있지 않지만 내년에 배워보고 싶다. 감에 의존하기보다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공부해서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금메달리스트 페이커는 내년 열릴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대해 “아시안게임 출전은 늘 선수에게 뜻 깊은 일이다. 기회가 된다면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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