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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사실상 강제 은퇴다. 호주에서 활약하던 일본 축구선수 단자키 리쿠(25)가 불법 베팅 가담을 인정하며 중징계를 받았다.
일본 '풋볼 존'은 21일(한국시간)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던 일본인 선수 단자키가 도박 관련 불법 행위로 7년간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는 친구와 공모한 7건에 대한 혐의를 인정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호주의 '9 뉴스'를 인용해 "호주 A리그 웨스턴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로 뛰던 단자키는 베팅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경기에서 고의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그는 지난 8월 멜버른 법원으로부터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벌금을 부과받았다. 단자키는 아마추어 선수이자 친구인 히라야마 유타와 공모해 범죄를 저질렀다"라고 설명했다.
호주 현지 보도에 따르면 단자키는 총 4경기에서 고의로 경고를 받았고, 히라야마도 혐의 7건을 모두 인정했다. 이들을 포함한 총 4명이 베팅에 관련된 불법 행위로 추궁받았으며 그중에선 무급 사회봉사 활동 덕분에 1년간 출장 정지로 징계 기간이 단축된 선수도 있다. 4명 전원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징계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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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생 단자키는 일본 출신 미드필더로 지난 2023년 호주 웨스턴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홋카이도 콘사돌레 삿포로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브리즈번 로어로 두 차례 임대되며 호주 축구와 연을 맺었고, 2023년 1월 스코틀랜드 머더웰에 입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기 내내 4경기 출전에 그치자 반년 만에 웨스턴 유나이티드로 재이적했다.
하지만 단자키는 웨스턴 유나이티드와 계약 만료를 눈앞에 둔 지난 5월 30일 갑작스레 승부조작 혐의로 기소됐다. 호주 경찰에 따르면 그는 총 4경기에서 일부러 경고를 받아 온라인 베팅에 영향을 끼쳤으며 사전 정보를 활용해 부정 베팅을 저질렀다. 호주 축구협회에서는 그에게 임시 출장 정지라는 조치를 내렸다.
단자키는 직접 불법 베팅을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으로 파악된다. 호주 멜버른 치안 판사 재판소에 따르면 그는 여러 베팅 사이트를 통해 1375호주 달러(약 136만 원), 3250호주 달러(약 322만 원) 등의 이익을 냈다. 자신이 경기 중 경고를 받는다는 항목에 스스로 돈을 걸고 부당 이익을 챙긴 셈.
심지어 단자키의 친구이자 또 한 명의 일본인 선수 히라야마(베이사이드 아르고노츠 FC)도 공범으로 기소됐다. 그는 단자키와 미리 짜고친 뒤 단자키가 옐로카드를 받은 경기에 베팅해 17000호주 달러(약 1686만 원)가 넘는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파악된다.
18건 이상의 부정 스포츠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히라야마는 단자키와 나란히 같은 날 법원에 출정했다. 일본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처음엔 둘 다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원래라면 경찰에 구금돼야 했지만, 보석으로 풀려나기도 했다. 단자키의 변호인이 사건을 검찰로 넘기는 대신 기소유예를 요구하면서 재판이 8월로 미뤄졌으나 유죄 판결을 피할 순 없었다.
재판이 계속되자 단자키는 혐의를 인정했다. 그의 변호인인 루이스 윈터는 법정에서 "피고는 A리그 경기의 공평성을 해친 점, 도박 시장의 공정성을 해친 것을 인정하고 있다. 자신의 운동선수로서 커리어에 아마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실수를 범한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과 가족의 명예를 손상시킨 점을 인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단자키는 급여가 밀리는 등 재정적으로도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웨스턴 유나이티드도 재정난에 빠져있어 선수단 월급조차 제때 챙겨주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자키는 이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의 변호인은 단자키가 이미 일본으로 귀국한 아내와 지난해 태어난 어린 딸이 있으며 경제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히라야마도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 사커킹은 "히라야마의 변호를 맡은 몰리 데이튼도 일찍이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빅토리아주의 아마추어 클럽에서 경기당 약 700호주 달러(약 69만 원)를 벌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식품 배달 기사로도 일하고 있었다. 지난 3월엔 햄스트링 부상으로 2개월 정도 뛰지 못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웠고, 도박 부정행위에 연루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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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단자키와 히라야마 둘 다 혐의를 인정하면서 징역 등 실형 선고는 피했다. 하지만 축구 인생은 사실상 불명예스럽게 끝나게 됐다. 출장 정지 7년에 달하는 중징계인 만큼 호주 복귀는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사안이 사안인 만큼 징계가 다른 리그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명백한 승부조작 및 불법 베팅 가담 사건인 만큼 일본 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사커 다이제스트 웹'은 "전국고교축구선수권에서 두 차례나 우승한 25세 미드필더가 7년간 출장 정지라는 이례적 중징계를 받았다. 그는 친구와 공모해 도박 사기를 벌였고, 징계를 수용했다"라고 전했다.
단자키는 한때 일본 내에서도 기대받는 유망주였다. 그는 아오모리 야마다 고교 출신으로 1학년 때부터 전국고교축구선수권에 출전 2번 우승했다. 이후 2019년 홋카이도 콘사돌레 삿포로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2023년 1월엔 스코틀랜드 마더웰로 이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자키는 잘못된 선택으로 커리어를 되돌릴 수 없게 됐다.
팬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단자키의 몰락 소식을 접한 일본 팬들은 "베팅 관련 부정 행위는 영구 추방해야 한다", "일본에서도 축구 관련 일을 절대 허용해선 안 된다", "개인적으로 응원했던 선수라 슬프다. 앞으로 축구 관련 일은 절대 하면 안 된다", "역시 인간성이 중요하다", "최악이다. 부끄럽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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