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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2025년 손흥민이 써 내려간 드라마 앞에서는 이 말조차 힘을 잃는 듯하다.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토트넘 홋스퍼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사건이 2025년 축구계 '8대 기적' 중 하나로 선정됐다.
특히 이번 선정에서 주목할 점은 '토트넘의 우승'보다 '손흥민의 우승'이 더 큰 주목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이적 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는 25일(한국시간) 2025년 축구계에서 일어난 8가지 기적을 발표했다.
퀴라소의 월드컵 진출, 볼로냐의 코파 이탈리아 우승 등 쟁쟁한 사건들 사이에서 손흥민의 이름이 빛났다. 다른 기적들이 '팀'의 성과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이 항목만큼은 유독 '손흥민'이라는 개인의 서사가 강력하게 조명됐다.
사실 데이터만 놓고 보면 토트넘의 우승은 기적이 아니었다. 2024-2025시즌 개막 전부터 전 세계 베팅 업체들과 통계 매체들은 토트넘을 유로파리그 우승 확률 1위로 꼽았다.
윌리엄 힐, 벳365 등 유명 베팅 업체들은 토트넘의 우승 배당률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낮게 책정하며 우승 확률 1위로 꼽았다.
축구 통계 매체 스코어90 역시 토트넘을 전체 1위에 올려놨다. 우승 확률은 무려 15%로 책정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챔피언스리그 탈락 팀의 유로파리그 합류 폐지 등 바뀐 대회 방식과 토트넘의 전력을 근거로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실제로 토트넘은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우승 후보 1순위 다운 면모를 보였다. 객관적 전력상 우승은 이른바 '정배'였다.
그럼에도 '기적'으로 불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토트넘이라는 구단이 가진 지독한 17년 무관 징크스, 그리고 월드클래스 기량을 가졌음에도 우승 트로피와는 인연이 없었던 손흥민의 개인사 때문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조세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등 세계적인 명장들은 물론 해리 케인, 가레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 같은 슈퍼스타들도 해내지 못하고 떠났으나 손흥민이 마침내 해냈다.
더욱이 손흥민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면 그 의미는 더 커진다.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부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면서도 우승 경력이 전무했던 손흥민이다.
국가대표에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긴 했으나 연령별 대회라 인정 받지 못했다.
하지만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마침내 커리어 첫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지독했던 무관 딱지를 떼어냈다.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손흥민의 우승을 기적으로 꼽은 건 손흥민이 보여준 리더십과 헌신이 팀의 한계를 뛰어넘었음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팀이 어려울 때 떠나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결국엔 팀을 정상에 올려놓은 한 선수의 위대함이 팀의 역사보다 더 크게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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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가져온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는 '팀보다 위대한 개인'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 2025년 최고의 기적으로 기억됐다.
커리어 첫 트로피를 손에 넣은 손흥민은 이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작별했다. 지난 8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하면서 미국 무대에서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됐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날 때 "유로파리그 우승은 완벽한 한 조각 퍼즐이었다. 어릴 때 완벽한 조각을 찾으려고 하던 때처럼 항상 마지막 조각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마지막 조각을 찾았다"며 "결승전 이후 구단에 내 뜻을 전했다. 타이밍이 완벽했다. 토트넘에서의 커리어를 마무리하기에 가장 좋은 때였다"고 밝혔다.
박수 칠 때 떠나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면서 손흥민의 서사는 더욱 완성도를 갖춘 셈이 됐다.
한편,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손흥민 외에도 인구 15만명 섬나라 퀴라소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볼로냐의 51년 만의 코파 이탈리아 우승,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56년 만의 카라바오컵 우승, 4부팀 그림즈비 타운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승리, 바이에른 뮌헨의 16연승, 고어헤드 이글스가 92년 만에 이룬 더치컵(네덜란드컵) 우승, 크리스털 팰리스의 창단 첫 FA컵 우승 등을 2025년 세계 축구 기적으로 선정했다.
사진=연합뉴스,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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