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인구 15만 명에 불과한 소국 퀴라소 축구 국가대표팀을 사상 처음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으로 이끈 딕 아드보카트 감독(78)이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퀴라소 축구협회는 24일(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아드보카트 감독의 사임을 발표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개인 사유’. 그러나 배경은 분명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 딸을 돌보기 위해 축구를 잠시 내려놓기로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항상 축구보다 가족이 우선이라고 믿어왔다. 자연스러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담담했지만 무게는 컸다. 아드보카트는 “역대 최소 인구 국가인 퀴라소를 이끌고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낸 것은 내 축구 인생에서 특별한 순간 중 하나”라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도전은 성공으로 귀결됐고, 그 성공은 숫자로 증명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024년 1월 부임 이후 북중미 예선을 완전히 지배했다. 10경기 무패(7승 3무). 2차 예선 C조에서 아이티, 세인트루시아, 아루바, 바베이도스를 상대로 4전 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최종 예선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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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예선 B조에서도 자메이카, 트리니다드 토바고, 버뮤다를 상대로 3승 3무. 또다시 1위였다. 과정은 흔들림이 없었고, 결과는 역사였다.
퀴라소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최소 인구 국가’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섰던 아이슬란드(약 35만 명)였다. 숫자의 열세를 조직력과 경험으로 뒤집은 사례다. 노장의 통찰이 빛난 순간이었다.
아드보카트는 한국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었고, 현재 대표팀을 지휘하는 홍명보 감독이 당시 코치로 보좌했다.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후임은 네덜란드 출신 프레드 뤼턴 감독이 맡는다. 그는 페예노르트, FC 트벤터, RSC 안데를레흐트 등을 거친 베테랑 지도자다. 역사 위에 새 과제를 안고 출발선에 선 셈이다.
아드보카트는 팀을 월드컵 무대로 올려놓고 떠난다. 떠남은 아쉽지만, 남긴 족적은 선명하다. 작은 나라의 기적은 우연이 아니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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