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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우승에 도전하는 아스널은 2025-26시즌을 치열하게 보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고, 챔피언스리그와 각종 컵대회에서도 살아남으며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트레블을 넘어 쿼드러플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성과의 중심에는 데클란 라이스와 마르틴 수비멘디가 있다. 이 둘은 단순히 주전이라는 수준을 넘어서 아르테타 전술의 핵심 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아르테타는 과거 인터뷰에서 "라이스는 자신의 경기력에 계속해서 새로운 요소를 더하고 있고, 팀 내에서 맡는 역할도 끊임없이 추가하고 있다.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한계를 보지 못했다"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수비멘디에 대해서도 "그는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는 공을 운반하고, 드리블하며, 경합에서 이기고, 파이널 서드와 박스 안으로 들어갔을 때 특별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 그는 매우 침착하다"며 극찬했다.
라이스와 수비멘디가 얼마나 아르테타의 중용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둘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지쳐가는 듯 보인다. 라이스는 토트넘전 수비진영에서 공을 빼앗기며 실점을 내주는 실수를 저질렀고, 수비멘디 역시 첼시전에서 패스 미스로 실점을 내줄 뻔했다. 단순히 지쳐서 한 실수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시즌 내내 이어진 고강도의 일정을 치르면서 누적된 피로로 인해 집중력이 저하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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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라이스와 수비멘디는 많이 뛰었다. 지난달 26일 기준 프리미어리그 공식 통계 자료에 따르면, 수비멘디는 리그 28경기를 치루면서 299.8km, 2,360분을 뛰었는데, 리그 내에서 가장 많은 거리를 뛴 기록이다. 라이스 역시 286.6km, 2,329분을 뛰면서 전체 6위를 기록했다.
지칠 수밖에 없는 수치이다. 실제로 라이스는 첼시전 후반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라이스와 수비멘디는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라이스는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뿐만 아니라 공격 지역까지 전진하면서 효과적인 전진 패스와 득점에 기여하면서 리그 4골 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수비멘디 역시 풋몹 기준 88.2%의 높은 패스 성공률과 안정적인 볼 소유와 연결 플레이를 보여주고,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공격에도 가담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현실적으로 피로 누적 징후가 보이기 시작한다. 지난 3월 1일 펼쳐진 첼시전 종료 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수비멘디는 '최근 활동량이 저조하다. 맨유전에 저지른 실수를 또다시 범할 뻔했다. 경기 운영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이스에 대해서는 '공을 소유했을 때와 소유하지 않았을 때 모두 지친 모습을 보였다. 첼시에게 너무 많은 공간을 내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결승골이 된 크로스를 올린 후에는 체력이 소진된 모습이었다'고 평했다. 이러한 평가는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피로 누적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실제 관찰로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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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아르테타는 왜 이 둘을 휴식시키는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르테타의 4-3-3 전술은 익숙한 포메이션이지만, 이번 시즌 들어서 구조적으로 큰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 변화, 하베르츠의 하이브리드화, 그리고 공격진의 유동적인 로테이션을 통해 훨씬 위협적인 팀으로 재구성됐다. 이 변화는 단순히 포지션 이동이 아니라, 빌드업 구조부터 파이널 서드에서의 공간 창출 방식까지 전술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빌드업 단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안정적인 볼 소유와 구조적 우위다. 라야가 짧은 패스를 통해 볼을 점유하고, 센터백들은 넓게 벌어져 공간을 확보한다. 공간을 만들면 중원으로 볼이 연결되고, 상대 미드필더를 끌어들이면서 빈 공간을 향해 볼을 전진시킨다. 템포를 조절하면서 더 오랜 시간 볼을 소유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 빌드업에 중심에 수비멘디가 있다. 지난 시즌에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고정된 위치를 유지했다면, 이번 시즌 영입생 수비멘디는 피치 전역을 오가면서 유동적으로 움직인다. 히트맵에서도 특정 구역에 한정되지 않고 광범위한 활동 범위를 보여준다. 때로는 라이스가 센터백 사이로 내려가고, 수비멘디가 더 전진해 상대 라인을 압박하기도 한다. 라야로부터 패스를 받으며 상대를 끌어당기고, 그 뒤 공간을 활용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라이스의 압도적인 기동력과 수비 범위로 피치 전체의 균형을 잡으면, 수비멘디는 여유롭게 볼을 점유하며 템포를 조절한다. 수비멘디가 센터백 사이를 오가며 빌드업의 기점으로 기능하면, 라이스는 상황에 따라 박스 근처까지 전진하거나 하프스페이스를 타격할 수 있는 전술적인 자유를 부여받는다. 상황에 따라서는 실시간으로 역할을 교대하면서 유연하게 구조를 형성한다. 이는 다른 미드필더 한 명에게 전방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결국 아스널은 공격 시 라이스와 수비멘디가 역할을 바꿔가면서 빌드업을 시작해 상대방의 라인을 무너뜨린다. 라이스와 수비멘디의 지능적인 플레이가 아스널의 핵심이고, 대체 불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르테타는 라이스와 수비멘디를 혹사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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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르테타의 이러한 고집 혹은 소신이 라이스를 부상으로 인도했다. 둘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인 뇌르고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르테타는 외면하고 있다. 뇌르고르는 지난 16일 펼쳤던 FA컵 위건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테타는 왜 리그에서 뇌르고르를 기용하지 않고 라이스와 수비멘디를 지치게 만드는 것일까.
뇌르고르의 위건전 히트맵을 보면 확실하게 정통 수비형 미드필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깊은 위치에서 롱패스를 통해서 상대 수비진의 뒷공간을 공략하는 플레이를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리그에서 상대하는 팀들의 대부분이 낮은 수비라인을 갖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롱패스를 통한 뒷공간 공략보다는 포지션을 스위칭하면서 상대 수비라인에 균열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뇌르고르가 경기 리드 시 수비 강화 정도로만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스널은 현재 두 가지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 첫째, 라이스와 수비멘디는 단순히 '주전'이 아니라 전술적 중심축이다. 둘째, 이 둘의 혹사로 인한 피로는 곧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현재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겨울 이적시장 중원을 보강하려 했던 시도가 무위에 그친 것이 이 둘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따라서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에는 라이스와 수비멘디의 부담을 덜어줄 영입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두 선수에 대한 교체를 적극적으로 해주면서 관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매 시즌 후반부에 미끄러지며 우승의 문턱에서 가로막히는 것이 우연이 아님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IF 기자단' 6기 정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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