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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가 야구 열기로 뜨겁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바라보는 팬들의 기대도 부푼다.
대만과 호주의 C조 첫 경기를 앞둔 5일 오전 도쿄돔은 이미 축제였다. 대만 대표팀 유니폼과 후드티 등을 갖춰 입은 대만 팬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섰다. 도쿄돔을 배경으로 팬들이 여기저기서 기념촬영을 했다. 대회 참가 20개국 깃발이 줄지어 섰고,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사진이 크게 박힌 대형 광고판이 곳곳에서 번쩍였다.
친구와 함께 대만을 응원하기 위해 도쿄로 온 한 남성 팬은 8일 한국전을 대만 투수들과 한국 타자들의 대결로 예상했다. 그는 “오늘 호주전 선발로 나가는 쉬뤄시를 가장 좋아하지만 구린루이양도 대단히 훌륭한 선수다. 구린루이양이 아마 한국전 선발로 나갈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타자가 신경 쓰인다. 발음이 정확한지 모르겠는데 안현민, 김도영 그리고 메이저리거 2명(이정후, 김혜성)까지 4명이 정말이 무섭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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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을 가득 메운 대만 팬들 사이에서 호주 팬들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호주는 2023년 대회에서 한국을 꺾고 8강에 올랐다. 10시간 비행기를 타고 호주 시드니에서 날아온 호주 부녀 야구팬은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김도영은 외국인들에게도 한국 대표팀 중 가장 주목받는 선수다. 기자들도 팬들도 김도영의 이름을 가장 먼저 언급한다. 한 일본 기자는 김도영을 “한국의 야마다 테츠토”라고 했다. 야마다는 2012년 일본프로야구에 데뷔해 통산 타율 0.276에 311홈런 198도루를 기록 중인 호타준족의 대명사다. 미국 MLB닷컴 기자는 “김도영과 안현민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공을 박살내듯 스윙한다”고 했다.
전날 선수들의 훈련을 보기 위해 도쿄돔을 찾은 대만 팬은 “2024년 프리미어12 우승 이후 대만 대표팀은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이제는 세계 정상팀들과도 필적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은 종합적으로 전력이 강하다. 8강 진출을 위한 열쇠는 결국 한국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 역시 한국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로 김도영을 꼽았다.
그러나 대만 팬들의 한껏 들떴던 분위기는 첫 경기 호주전 뒤 뚝 떨어지고 말았다. 도쿄돔을 가득 메우고 경기 내내 일방적인 응원을 펼치던 대만 팬들은 0-3 패배에 고개를 떨구고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도쿄돔 실외 흡연장에 몰려든 대만 팬들은 착잡한 표정으로 말없이 담배 연기를 뿌렸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 팬들은 대표팀을 향한 자부심과 기대 그리고 여유가 넘쳤다. 2023년 일본 우승을 이끈 오타니가 3년이 지난 지금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 선수로 발돋움했다. 오타니 외에도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내로라하는 빅리거들이 대거 WBC 일본 대표로 나섰다.
4일 선수들 훈련을 지켜본 한 일본 여성 팬은 “오타니 선수, 야마모토 선수도 대단하고 이번 대회는 스즈키 세이야 선수한테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대표팀은 이케맨(미남)이 많아서 좋다”고 웃으면서 “한국은 오랜 라이벌인데 지난 대회 8강에 나가지 못해 안타까웠다. 이번에는 잘하면 좋겠다”고 했다.
대만 팬들은 8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한국을 꺾어야 한다고 결의를 불태우고 있다. 대회 4번째 우승을 기대하는 일본 팬들과 조금은 온도 차가 있다. 한일전 10연패라는 성적표 앞에 ‘왜 한국을 강한 경쟁상대로 신경쓰지 않느냐’고 묻기도 쉽지 않다. WBC 반전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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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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