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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민서영 기자) 안방극장을 따스하게 물들일 예정이었던 드라마 '찬란한 너의 계절에'가 시청률 반동에 실패하며 '쌍방 구원 서사'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첫 방송된 이후 4회까지 방영된 MBC 새 금토드라마 '찬란한 너의 계절에'는 매일 신나는 여름방학처럼 사는 남자 '찬'과 스스로를 겨울에 가둔 여자 '란'이 운명처럼 만나 얼어있던 시간을 깨우는 예측 불허 '찬란'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감성적인 스토리와 운명적인 인연을 불여넣으며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서사를 몽땅 넣은 '찬란한 너의 계절에'는 8회차를 남겨놓고 주요 포인트를 짚으며 시청자들을 본격 '찬란앓이'하게 할 예정이다.
촘촘하게 얽히는 관계 서사
'찬란한 너의 계절에'는 세대와 성별, 직업을 넘어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며 밀도 있는 서사를 써 내려간다. 매일 신나는 여름방학처럼 살아가는 선우찬(채종협)과 스스로를 겨울에 가둔 송하란(이성경)의 운명적인 만남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세대 패션 디자이너 김나나(이미숙)와 세 자매, 그리고 조용한 골목에서 카페 '쉼'을 운영하는 박만재(강석우)까지 각기 다른 계절을 품은 인물들이 하나의 축으로 연결된다.
나나 아틀리에를 둘러싼 인물들과 가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해관계의 충돌이 서사의 밀도를 높인다. 로맨스는 물론 나이를 초월한 우정과 가족애가 다층적으로 교차하는 가운데, 갈등과 연대, 그리고 각자의 선택이 만들어내는 변화의 순간들이 어우러져 다양한 감정들을 고루 담아낸 종합 선물세트 같은 서사가 펼쳐진다.
10대부터 70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배우 열연
각기 다른 세대의 사랑이 어우러지며 공감과 감동을 선사하고, 극의 감정선을 더욱 입체적으로 완성해가고 있다. 봄을 향해 나란히 걷기로 한 두 사람은 이제 서로의 아픔을 마주하며 상처 위에 새로운 기억을 쌓아가고 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설렘을 넘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선우찬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 속에서 점점 감정을 키워가는 송하란과 가까워질수록 숨겨야 할 진실 앞에서 망설이는 선우찬의 엇갈린 마음은 앞으로의 전개에 긴장감을 더한다. 3개월이라는 기한을 두고 시작된 두 사람이 무사히 겨울을 건너 진짜 봄에 닿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여기에 김나나와 박만재의 55년 만의 재회는 세월이 켜켜이 쌓인 어른의 사랑을 그려내며 또 다른 울림을 전한다. 세월을 지나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은 조심스럽지만 묵직한 감정선으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붙들고 있다. 설렘보다는 여운과 안정감으로 이어지는 어른의 사랑은 젊은 세대의 로맨스와 대비를 이루며 한층 깊어진 감정의 무게를 드러낸다. 특히 김나나의 건강 이상 증세가 수면 위로 드러난 가운데, 박만재와 어떤 감정의 변화를 맞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송하영(한지현)과 송하담(오예주)의 러브 스토리 역시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직진과 돌직구, 각기 다른 방식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자매의 행보는 세대별 연애 서사를 더욱 풍성하게 확장시킨다. 이처럼 '찬란한 너의 계절에'는 10대의 풋풋하지만 과감한 선택, 20대의 츤데레 직진 멜로, 30대의 구원 로맨스, 70대의 재회 서사까지 다채로운 러브 라인을 교차시키며 '사랑의 사계절'을 완성해가고 있다. 밀도 높은 감정과 관계의 확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랑의 사계절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기대가 모인다.
사물을 매게로 활용하는 조성희 작가 특유의 감성이 피날레
먼저 선우찬이 카페 '쉼'으로 가져온 제라늄 한 송이는 겨울에 멈춰 있던 송하란의 감정을 비추는 은유적 장치로 등장한다. 한강에서 꺾인 채 선우찬에게 발견된 꽃은 물컵에 담겨 뿌리를 내렸다. 흙으로 옮겨 심어진 제라늄이 흙몸살을 겪고 다시 꽃을 피워내는 이 과정은 스스로를 겨울에 가둔 채 버티고 있던 송하란의 상태와 맞닿아 있다. 특히 제라늄의 꽃말인 '기억'과 '결심', '그대가 있기에 행복합니다'는 하란의 멈춰 있던 시간과 찬의 다짐을 교차시키며, 두 사람의 사랑이 '쌍방 구원'의 서사로 확장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반면 선우찬의 몸에 폭발의 흔적으로 남은 흉터 사이에 새겨진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는 타투는 송하란이라는 존재로 인해 완성된 삶의 선택이자, 후회 없이 살아가겠다는 그의 다짐을 의미한다. 7년 전 폭발 사고 이후 송하란의 목소리와 함께 눈을 뜬 선우찬은 "관뚜껑 덮을 때 후회 없이 살자"라는 다짐과 함께 두 번째 삶을 시작했다. 제라늄과 메멘토 모리는 서로 다른 상처를 품은 두 사람을 한 지점으로 이끌며, 찬란 로맨스의 서막을 올렸다.
이처럼 '찬란한 너의 계절에'는 사물을 정서적 매개체로 활용해 인물 간의 관계성과 서사를 더욱 견고하게 구축한다.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조성희 작가의 섬세한 필력과 이를 영상과 음악으로 뒷받침하는 정상희 감독의 감각적 연출, 그리고 장면의 여운을 배가시키는 OST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찬란한 너의 계절에'만의 고유한 정서를 한층 깊이 있게 확장하고 있다. 사물과 공간에 축적된 감정의 단서들이 결국 어떤 결말을 완성하게 될지 그 과정을 따라가는 이야기의 구조는 드라마의 재미 그 이상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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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찬란한 너의 계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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