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07 (토)

    [442.told] '조용필급 국민가요' 11년 만에 응원가 선물 받은 오현규, 베식타스가 'OH'에 열광하는 이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포포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포포투

    사진=쉬페르리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포포투=김아인]

    "Oh!"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KFA)는 파울루 벤투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현규에게 붙여준 별명을 소개했다. 대표팀에 처음 합류한 그의 이름 '현규'는 외국인이 발음하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벤투와 코칭 스태프들은 마치 감탄사처럼 들리는 그의 성 '오'를 자연스럽게 부르기 시작했다.

    등번호도 없던 '예비 선수' 막내 'Oh'는 그로부터 약 3년이 지나 유럽 무대를 뒤흔드는 국가대표 스트라이커로 성장했다. 지난 2월 튀르키예 명문 베식타스로 이적한 그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데뷔 후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이스탄불을 뒤집어놨다. 오현규의 치솟는 인기에 팬사인회까지 열렸고, 2시간 50분간 1만 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오현규의 사인회로 올린 유니폼 수익은 무려 5000만 튀르키예 리라(약 16억 원)다.

    이런 베식타스 팬들의 사랑은 무엇보다도 그의 응원가에서 크게 드러난다. 최근 오현규에게 팬들은 'Oh Oh'라는 노래를 불러 주고 있다. 튀르키예의 국민 가수 세젠 악수의 대표곡 중 하나다. <포포투>는 튀르키예 최대 일간지 '휘리에트'에서 활동하는 모하메트 두만 기자에게 오현규의 응원가가 갖는 상징성을 자세히 문의했다.

    포포투

    사진=세젠 악수 SN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54년생인 악수는 '튀르키예 팝의 여왕'이라 불리는 전설이다. 전 세계적으로 4,000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했고, 지난해 발표한 새 앨범은 '스포티파이' 전 세계 스트리밍 차트 6위까지 올랐다. 커리어, 대중적 인지도 등을 고려하면 국내 대중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조용필, 이문세 정도로 비유할 수 있다. 튀르키예 대중음악 역사 역시 악수를 빼고 논할 수 없다. 그녀는 작곡 능력도 출중해 후배 가수들에게도 많은 히트곡들을 선물했다. 마치 1900년대판 '튀르키예 아이유'라고 볼 수 있다.

    악수의 '국민 가요'가 오현규의 응원가가 된 점은 베식타스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튀르키예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베식타스 팬들에게는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튀르키예 유명 아티스트의 노래를 헌정하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베식타스 서포터들은 한 선수에게 매료되면, 끝까지 열광하는 특징이 있다. 팬들의 마음을 얻은 선수는 곧 그 인기곡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된다.

    과거 베식타스에서 활약한 세네갈 출신 뎀바 바가 대표적인 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던 그는 2014-15시즌 베식타스에 합류했다. 한 시즌 만에 공식전 44경기 27골 7도움을 올리면서 팀 내 최다 득점자로 등극하고, 유럽 대회 단일 시즌 최다 골 기록을 깨며 엄청난 퍼포먼스를 펼쳤다. 팬들은 그에게 튀르키예 레전드 가수 무슬룸 구르세스의 'Hangimiz Sevmedik Çılgınlar Gibi(우리 중 누가 사랑하지 않았나)'를 개사해 불렀다.

    포포투

    사진=베식타스 SNS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현규는 뎀바 바 이후 무려 11년 만에 국민 가수의 명곡을 선물 받은 주인공이 됐다. 악수의 많은 노래들은 여러 튀르키예 클럽 팬들이 응원가로 사용한다. 구단에서도 그녀의 노래를 통해 메시지를 전할 때가 있다. 과거 튀르키예 국가대표 아흐메트 찰리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코냐스포르, 갈라타사라이 등이 그를 추모하기 위해 악수의 노래를 틀었다. 베식타스가 페네르바체 원정에서 4-2 대승을 거뒀을 땐, 악수의 'Yeter!(그만!)'라는 곡을 공유하며 재치 있는 '도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그만큼 악수는 베식타스 팬들에게 각별한 존재다. 지난 10월에는 베식타스 홈 경기장에서 그녀의 곡들로 구성된 대규모 심포니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 이런 상징적인 가수의 노래 'Oh Oh'가 신입생이자 무명 아시아 선수였던 오현규를 위해 울려 퍼진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다. 두만 기자는 "오현규는 단 5경기 만에 모든 팬들이 단체로 노래를 불러주는 아마도 유일한 선수가 되었을 것이다. 팬들은 조만간 그를 위한 또 다른 특별한 곡을 만들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베식타스 팬들의 오현규를 향한 기대감은 상당하다. 이스탄불 3대 명문 구단 중 하나지만, 최근엔 라이벌 페네르바체, 갈라타사라이에 밀려 리그에서 다섯 시즌간 선두를 차지하지 못했다. 이적 초반만 해도 베식타스에서는 그의 이력을 살피며 회의적인 시선도 따랐지만, 오현규는 단숨에 모든 의구심을 잠재웠다.

    포포투

    사진=베식타스 SN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현규의 투지 넘치고 적극적인 태도뿐 아니라 한국인 특유의 친절함과 인성까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매 훈련이 끝난 후에도 30분씩 추가 연습을 소화하면서 가장 마지막으로 훈련장을 떠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두만 기자는 "단 5경기 만에 팬들의 마음을 이토록 완벽하게 사로잡은 선수는 본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 과거 베식타스를 거쳐 간 마리오 고메즈, 빈센트 아부바카, 부트 베르호스트 등 최정상급 스트라이커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임팩트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규의 응원가 'Oh Oh'는 축구 선수 응원가로도 어울리는 밝은 노래다. 여러 나라의 문화 영향을 받은 튀르키예 음악은 애절하고 슬픈 가락이 느껴지면서도 흥겹고 쉬운 멜로디와 리듬이 결합되어 있다. 국내 대중음악에 한국 특유의 '한' 정서가 들어 있는 것처럼, 튀르키예 음악도 'Huzun(휘쥔)'이라는 단어의 비슷한 감정이 특징이다. "Oh, oh"라는 반복되는 가사를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 노래는 튀르키예 국민 누구나 알 만큼 대중적이다.

    오현규 덕분에 'Oh Oh' 역시 재유행하기 시작했다. 악수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뮤직비디오 영상에는 이른바 '성지순례'를 위해 베식타스 팬들이 모여들고 있고, "오현규 보고 온 사람", "오버헤드킥 보고 온 사람", "리제스포르전 보고 온 사람" 등의 최신 댓글에는 좋아요 수도 올라가고 있다.

    오현규 본인이 스스로 실감할 만큼, 그는 이제 한국보다 튀르키예에서 더 유명세를 날리고 있다. 그의 시장 가치는 2개월 만에 기존 700만 유로(약 120억 원)에서 무려 1,500만 유로(약 260억 원)로 수직 상승했다. 한때 이름 대신 감탄사처럼 불리던 'Oh'는 이제 튀르키예 최고의 노래 가사이자 '복덩이'의 아이콘이 됐다. 아마도 오현규는 튀르키예에서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는 '오 씨' 성을 가진 한국인임이 분명해 보인다.

    포포투

    사진=트랜스퍼마크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포포투 코리안리거 소식

    <저작권자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