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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5 (수)

    심형탁 부부, 왜 '굿즈 기부'였나…선의보다 무거운 책임의 선택 [이승우의 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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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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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HN 이승우 선임기자) "사실 그림은 그냥 취미고, '제 아이의 굿즈라니'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들어 상품화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기회를 얻게 됐고, 하루와 제 그림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에 상품을 통해 여러분과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에게 오는 모든 수익은 좋은 곳에 기부하겠습니다."

    심형탁 부부의 이번 결정은 '좋은 일'이라는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엔 과정이 길고, 무게가 다르다.

    심형탁은 최근 아들 '하루'를 모티브로 한 굿즈를 제작해 판매하고, 그 수익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여기에 본인의 사비까지 더해 기부금을 보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굿즈 판매를 통해 기부를 이어가는 방식은 연예계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선택은 출발점부터 결이 다르다. 굿즈의 중심에 있는 대상이 캐릭터나 브랜드가 아니라, 방송과 SNS를 통해 공개돼 온 실제 가족, 그중에서도 아이 '하루'라는 점이다.

    심형탁 가족은 그동안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일상을 꾸준히 공개해 왔다. 하루의 100일, 200일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축적된 성장 기록은 단순한 예능 노출을 넘어 하나의 서사로 소비됐다. 대중은 이미 그 아이의 얼굴과 이름, 성장 과정을 알고 있다. 굿즈는 이 축적된 서사의 연장선에서 등장한 결과물이다.

    문제는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아이를 모티브로 한 굿즈는 구조적으로 두 가지 시선을 동시에 끌어온다. 하나는 "의미 있는 기부"라는 평가이고, 다른 하나는 "가족 서사를 소비로 연결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실제로 연예계에서 자녀를 전면에 내세운 상품화는 언제나 상업성 논란과 맞닿아 있었다.

    그럼에도 심형탁 부부는 가장 안전한 방식이 아닌, 가장 많은 질문이 따라붙을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 조용히 기부하는 대신, 제작과 판매, 기부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공개된 구조 안에 올려놓은 것이다.

    이 결정이 더 무겁게 읽히는 이유는 가족 전체가 이 구조에 들어왔다는 점에 있다. 굿즈의 모티브가 아이인 이상, 이 선택은 자연스럽게 아내와 아이까지 공적 평가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연예인의 기부가 개인의 이미지로 귀결되는 것과 달리, 이번 경우는 가족 전체가 결과의 일부가 된다.

    아이의 이름과 얼굴, 성장 서사가 상품과 연결되는 순간, 선행의 의도뿐 아니라 방식과 과정까지 검증의 대상이 된다. 결국 이 선택은 단순한 기부를 넘어, 가족을 포함한 책임을 감수하는 구조를 스스로 선택한 것에 가깝다.

    그래서 심형탁이 밝힌 '사비를 더한다'는 중요한 대목이다. 굿즈 기반 기부는 판매량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목표 금액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 불확실성을 개인이 떠안겠다는 것이 바로 사비를 더하겠다는 결정이다.

    판매는 시장에 맡기되, 기부의 완성은 개인이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굿즈 기반 기부는 판매 성과, 정산 과정, 기부 규모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돼 왔다. 이 지점에서 개인 자금을 더하는 선택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개인에게 귀속시키는 방식이다.

    결국 이번 선택의 핵심은 기부 금액이 아니라 방식이다. 가장 조용한 길이 아닌, 가장 많은 시선이 모이는 방식을 택했고, 가장 사적인 영역인 가족을 그 구조 안으로 끌어들였으며, 그 결과까지 개인이 감당하겠다는 결정을 덧붙였다.

    심형탁은 왜 이 선택을 했을까. 그 출발은 책임 이전에, 어쩌면 더 단순한 감정일 수 있다.

    그의 가족은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일상을 공개해 왔고, 아들 '하루'의 성장 과정 역시 수많은 시청자와 팬들의 관심과 애정 속에서 축적돼 왔다. 그 서사는 혼자 만든 것이 아니라, 대중의 시선과 응원이 함께 쌓아 올린 시간이었다.

    결국 남는 질문은 하나다. 그 사랑을 어떻게 돌려줄 것인가.

    심형탁은 그 답을 굿즈와 기부라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그 결과를 다시 사회로 환원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사비까지 더한 건, 그 보답을 결과까지 완성시키겠다는 의지에 가깝다.

    결국 이 선택은 선행을 넘어선다.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는, 가장 정직한 방식의 응답이다. 그래서 이 결정은 '좋은 일'이 아니라, 감사를 행동으로 끝까지 밀어붙인 용기에 가깝다.

    그리고 그 끝에서 남는 건 역시 하나다. 얼마를 기부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어디까지 책임졌느냐다.

    사진=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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