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호주오픈 이변의 주인공인 정현(22·한체대·삼성증권 후원)에 대해 찬사가 이어지는 것은 한국에서만이 아니다. 세계 테니스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정현을 두고 주요 외신들도 "한국인이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현이 24일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8강에서 세계 랭킹 97위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을 3대0으로 가볍게 제압하자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정현이 역사를 새로 썼다'는 제목을 뽑았고, 호주오픈 공식 홈페이지는 "정현이 인구 5100만명인 나라 테니스의 새 지평을 열었다. 오늘은 정현의 날"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정현이 대단한 활약을 했다는 의미다. 재미있는 사실은 외신들이 정현을 소개하며 다양한 별명으로 그를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고도근시로 인해 도수가 있는 고글을 끼고 경기에 나서 '교수(The Professor)'라는 별명이 가장 유명하지만 이번 대회 이후로 정현은 '별명 부자'가 될 전망이다.
AFP통신은 정현에게 '거물 사냥꾼(Giant killer)'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알렉산더 즈베레프와 노바크 조코비치를 연달아 제압한 '거물 사냥꾼' 정현이 준결승에서도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평이었다. 여기에 더해 영국 로이터통신은 "정현은 클라크 켄트처럼 안경을 썼지만 로드레이버 아레나에 나타난 슈퍼맨처럼 플레이했다"며 재치 넘치는 비유를 쓰기도 했다.
물론 별명 외에 정현의 실력과 나이, 기록 등을 자세히 분석한 기사들도 눈에 띈다. 호주 언론인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정현이 빠른 스피드로 폭넓게 코트를 활용하면서 샌드그렌이 고전했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세계 58위인 정현은 2004년 호주오픈 마라트 사핀 이후 준결승에 진출한 가장 낮은 랭커"라고 전했으며, AP통신은 "만 21세인 정현은 2010년 호주오픈 마린 칠리치 이후 그랜드슬램 준결승에 진출한 가장 어린 선수"라며 아직 랭킹도 낮고, 나이도 어린 유망주로서 정현이 보여주는 성장세에 놀라움을 표했다.
아예 정현을 '외교관'이라고 묘사한 언론도 있다. 영국 가디언은 정현이 경기 직후 이뤄진 코트 인터뷰에서 4강에서 누구와 만나고 싶은지 질문을 받자 "50대50"이라고 답한 장면을 두고 "정현은 탁월한 젊은 선수일 뿐만 아니라 외교관다운 화술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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