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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매일경제 '이종열의 진짜타자'

[이종열의 진짜타자] KT 강백호, 선배들을 놀라게 하는 파워 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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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BO리그에 강력한 파워를 뽐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T 강백호. 19살 고졸 신인이라고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출중한 기량을 가지고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그는 개막 첫 타석에서 기아 헥터 노에시의 볼을 밀어서 홈런으로 만들며 본인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27일 SK와의 경기에 앞서 강백호 선수에게 빠른 볼과 변화구 중 어떤 볼이 치기 좋으냐고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빠른 볼은 언제든 자신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사실 빠른 볼이 치기 좋고 변화구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론상으로는 빠른 볼이 치기 어렵다. 타석에서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적기 때문이다. 빠른 볼을 잘 때리는 이유는 바로 준비 동작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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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개막 후 3게임에서 2개의 홈런을 만들어낸 KT 강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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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스트라이드 동작


사진 1에서 보면 다리를 높게 들고 앞으로 나가는 자세이다. 레그킥을 하며 투수 방향으로 전진하면서 배트를 잡은 손은 그래도 뒤에 남기고 있다. 위의 동작은 흡사 화살을 쏘기 직전 활시위를 당기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동작을 전문용어로 로드 동작이라고 한다.

이 동작이 좋으므로 빠른 볼에 대처할 수 있는 타이밍과 힘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강백호는 자신의 타격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다.

‘체중 이동을 통한 타격이 맞습니까?’라고 KT 채종범 타격 코치에게 먼저 본인의 타격 이론을 이야기할 정도로 정립이 잘 되어있는 선수라는 것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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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강백호 타격 연결 동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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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에서 보면 준비 자세에서 다리를 높게 드는 레그킥 동작의 상하좌우 균형이 완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강백호는 그냥 육안으로만 봐도 몸이 좋아 보인다.

강력한 파워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다리, 엉덩이 및 몸통의 크고 강력한 근육이 필요하고 그 근육을 힘의 전달 순서에 따라 사용하는 키네틱 체인(힘의 연결고리)을 잘 따라야 한다.

키네틱 체인 (Kinetic Chain, Franz Reuleaux)은 근육, 관절 및 신경을 포함하여 신체의 모든 부분이 운동하기 위해 함께 작동해야 한다. 강백호는 힘 있는 몸으로 힘의 연결고리가 잘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강백호는 기술적인 부분뿐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타석에서 어떤 투수를 만나도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은 특별하다. 보통 상대 에이스 투수를 만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은데 고졸 신인 강백호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강백호 선수가 KBO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연구하고 보완해야 한다. 상대 팀들이 집중 분석을 통해 약점을 찾아낼 것이고 집요하게 공략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본인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정립이 되어있다면 슬기롭게 잘 헤쳐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올 시즌 강백호의 성장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프로야구를 보는 큰 재미가 될 것이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자료제공=SBS스포츠, SBS스포츠 베이스볼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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