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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연재] 헤럴드경제 '골프상식 백과사전'

[골프상식 백과사전 118] KPGA선수권 61년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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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서울CC에서 8회 대회가 열려 홍덕산이 우승하고 한장상이 2위를 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한국에서 열린 최초의 프로 골프 대회는 서울컨트리클럽( CC)에서 1958년 6월 12일부터 4일간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선수권이다. 당시 프로 선수라고는 연덕춘, 신봉식, 박명출 셋밖에 없었기 때문에 선수 양성을 목적으로 창설된 것이 이 대회다.

첫회 출전 선수는 프로 세 명과 함께 프로를 준비하는 양성자 14명(가나다순으로 김복만, 김성윤, 김학영, 문기수, 문홍래, 배용산, 이동출, 이일안, 조암길, 조한구, 차민재, 표영환, 한성재, 한장상)을 합친 17명이었다.

이 대회는 1968년 한국프로골프협회가 창설되기까지 10년간 서울CC에서 10년간 도맡게 된다. 선수 육성을 위한 대회였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대회 출전 성적이 곧 프로 골퍼의 자격을 부여하는 기준이 되었다. 1968년 5월 KPGA가 출범하기까지 이 대회에서 12명의 프로 골퍼를 탄생시켰고 이들은 KPGA 창립 회원이 됐다.

개최 골프장은 서울CC가 12번으로 가장 많다. 그 뒤로 한양CC 8번, 휘닉스파크GC 4번, 뉴코리아CC와 안양CC, 아시아나CC에 이어 경남 양산의 에이원CC에서 올해로 3번을 개최하는 등 전국의 골프장을 순회하면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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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서울CC에서 열린 한국오픈과 선수권을 모두 우승한 한장상.


39명의 챔피언 중 한장상이 최다승

첫 대회에서는 한국 프로 골퍼 1호인 연덕춘이 4라운드 합계 306타로 우승했다. 이후 이 대회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개최되는 대한민국 역대 최고(最古)의 대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물론 내셔널타이틀은 그로부터 3개월 뒤에 열린 한국오픈이지만 프로들이 중심인 대회는 KPGA선수권이고, 우승자에게는 평생 출전권의 특권이 주어지는 것도 이 대회의 특징이다.

역대 우승자는 총 39명인데 초대 우승자는 연덕춘이며 최다승은 한장상이 4연패를 비롯해 통산 7승(3, 5, 7, 11~14회 대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 뒤를 최상호가 6승(25, 28, 29, 32, 35, 37회), 최윤수가 3승(30, 31, 33회), 이일안(10, 16회), 김승학(19, 23회), 임진한(26, 27회), 박노석(43, 46회), 신용진(39, 44회), 김대섭(45, 48회)이 각각 2승씩을 쌓았다.

외국인 중에는 주한 미군이던 오빌 무디(2, 9회)가 2번의 우승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61회의 역사를 거치면서 외국인 우승은 무디 외에 2008년의 앤드루 매킨지(호주), 2014년의 매튜 그리핀(호주)까지 4번에 그친다.

역대 최저타 우승 기록은 2001년 신용진이 휘닉스파크GC에서 기록한 22언더파 266타이고, 18홀 최저타는 44회 대회 2라운드인 2001년 8월31일 박도규가 기록한 10언더 62타다. 올해 대회 1라운드에서 최민철이 9언더파 61타를 친 것은 대회 최소타 기록에 한 타 모자란 코스 레코드였다.

연장전을 통해 탄생한 우승자는 모두 여섯 명이다. 첫 번째 연장전 우승자는 조태호다. 이일안과 1977년(20회) 안양CC(현 안양베네스트)에서 290타를 기록한 후 연장전에서 첫 승의 감격을 맛보았다. 두번째는 1991년(34회 대회) 한양CC에서 조철상이 4라운드 합계 2오버파 290타를 기록한 후 박남신과의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세 번째는 1999년(42회 대회) 천룡CC에서 강욱순이 8언더파 280타를 기록한 후 신용진과의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이겼다. 2008년(51회)은 앤드루 매킨지와 박상현, 석종율이 8언더파 동타로 연장 승부를 벌여 매킨지가 우승했고, 2009년은 박상현과의 연장전 끝에 홍순상이 우승했다. 2013년은 김형태와 이상희가 17언더파 동타로 마친 뒤에 김형태가 우승했다.

역대 이 대회에서 우승권에 가장 가까이 있었으나 아직 우승이 없는 선수가 박상현이다. 연장전에 두 번 나간 것을 제외하고도 3,4위에 한 번씩 올랐으나 아직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박상현은 올해는 2라운드합계 69-68타를 쳐서 3언더파로 공동 47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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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휘닉스파크배 선수권.


10년 후원사 삼성이 빠져 급격 쇠락

KPGA선수권은 이일안 KPGA회장이 1988년(31회)부터 타이틀스폰서를 유치해 스폰서 대회로 개최되면서 호시절을 누렸다. 이듬해는 삼성물산이 의류 브랜드 아스트라를 런칭하면서 타이틀 스폰서로 나섰다. 대회 명칭도 아스트라컵KPGA선수권이 됐다.

당시 삼성물산은 지방 골프 활성화와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지방 순회 개최를 시도했다. 그래서 1993년(36회)에 부산 동래CC, 1995년(38회) 전라북도 이리CC, 1996년(39회) 전라남도 광주CC에서 개최했다. 이같은 지방 순회 개최는 스폰서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골퍼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고, 지역 골프 활성화에도 한 몫을 담당했다. 프로들은 지방에 거주하는 갤러리에게도 인기였다. 하지만 IMF외환위기를 맞이한 1998년 이후로 삼성이 대회 개최를 포기하면서 선수권은 메인 후원사를 찾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2001년부터 휘닉스파크에서 4번 개최했으며, 2006년에는 LIG가 스폰서가 되어 부산 해운대CC에서 총상금 4억원 규모로 열렸다. 부산 출신의 김형성이 마지막날 버디 3개에 더블보기 1개로 막으며 71타를 쳐 4일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2위 모중경을 2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2007년에는 코리아골프아트빌리지KPGA선수권으로 코리아CC에서 50회 대회가 열렸다. 총 상금은 5억원으로 증액됐으며 우승 상금도 1억원이었다. 마지막 날 김창윤은 버디 3개에 보기 1개로 막으며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김경태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이 대회에서는 역대 7승을 거둔 한장상 KPGA고문의 50년 연속 대회 참가 및 공식 은퇴식이 열려 후배 선수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대회 우승자인 김창윤은 우승컵으로 예비 신부에게 프로포즈하는 드라마틱한 장면도 연출했다.

2008년은 제51회 NH농협KPGA선수권으로 경기도 포천 베어크리크GC에서 시즌 마지막 대회로 열렸다. 3라운드까지 강경남이 선두를 달렸으나 마지막 날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 우승한 호주의 앤드루 매킨지가 7언더파 65타를 치면서 막판 뒷심으로 최종합계 8언더 280타로 박상현, 석종률과 동타를 이룬 뒤 이어진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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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선수들이 마지막날 티오프에 앞서 KPGA 창립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갔다.


지난해부터 권위 회복 노력

남자골프 인기가 줄어들고 지도부의 내홍을 겪으면서 유독 이 대회는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힘든 시절을 겪었고 지방의 골프장을 떠돌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대회장이 인천 영종도 스카이72로 옮겨오면서 총상금이 10억원으로 두 배 증액되었고, 이 틀은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60회)부터는 별도의 메인 스폰서 없이도 총상금 10억원 대회로 격상되면서 명실상부한 한국의 대표 메이저 대회로서의 위상을 찾기 시작했다. 풍산그룹이 드러내지 않는 조용한 후원사로 나서며 트로피도 새로 만들고 엠블럼을 혁신하는 등 잃어버린 대회 위상을 빠르게 찾아가고 있다. 역대 챔피언들을 초청해 신수 세대가 함께 하는 대회를 지향하기도 했다.

제61회를 맞은 올해는 남부지방의 폭우와 태풍의 북상으로 인해 다소 힘든 진행을 이어가고 있으나 남자 골프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노력은 다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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