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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매일경제 'MK포커스'

[MK포커스] ‘팀 전력의 5할’ 외국인투수, ‘유통기한’은 언제까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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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져왔다. 외국인 투수 2명, 외국인 타자 1명이 자리 잡은 2014시즌 이후는 더 그렇다.

특히 외국인투수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져왔다. 2014시즌 이후 거의 모든 팀들이 외국인투수 2명은 선발로 기용하고 있다. 5선발 로테이션에서 두 자리를 차지하기에 그 비중이 큰 게 사실이다.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 이후 숱한 외국인선수들이 KBO리그를 거쳤다. 지난 20년 동안 KBO리그에 족적을 남긴 외국인투수들도 많고, ‘먹튀’ 소리를 듣고 사라진 외국인투수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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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t 위즈 경기에서 kt가 선발 니퍼트의 7이닝 5피안타 2실점의 호투를 앞세워 7-3 승리를 거뒀다. 니퍼트는 이날 승리로 시즌 6승과 함께 외인투수 최초로 100승과 1000탈삼진의 대기록을 품에 안았다.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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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선수 제도가 이제 20년이 넘어가게 되면서 KBO리그에서 장수하는 외국인 투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KBO리그에 이름만 남기고, 인상 깊은 활약을 남기지 못하고 떠난 투수들이 더 많긴 하다.

그렇다면 외국인투수들의 활동연한은 어떻게 봐야 하나. 일종의 유통기한이라 볼 수 있다. 답은 간단하다. 잘하면 오래 활약할 수 있고, 못하면 사라진다. 물론 불의의 부상을 당해 KBO리그를 떠나는 투수들도 많다. 잘하면, 잘하는 대로,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의 스카우트 대상이 된다.

역대 외국인투수 중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는 kt위즈의 더스틴 니퍼트다. 2011시즌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를 밟은 니퍼트는 지난달 29일 수원 NC다이노스전에서 KBO리그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역대 외국인투수 최초 기록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몸담은 두산 시절에는 2015시즌을 제외하고는 매해 두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2015시즌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6승에 그쳤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며 준플레이오프부터 거친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2016시즌에는 22승을 거두며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올해는 kt 유니폼으로 갈아입었지만, 8시즌째 KBO리그를 지키고 있다.

LG트윈스 헨리 소사도 2012시즌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수 외국인 투수다. 2012시즌 KIA타이거즈 호라시오 라미레즈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BO리그를 밟아 2013시즌까지 활약했지만 재계약이 불발됐다. 하지만 2014시즌 넥센 히어로즈 브랜드 나이트(현 넥센 코치)의 대체 선수로 다시 한국땅을 밟았고, 2015시즌부터는 LG유니폼을 입고 있다. 올해도 7일까지 평균자책점 2.68로 이 부문 1위를 달리는 등 명실상부한 에이스 노릇을 해주고 있다.

유통기한이 길었던 대표적인 투수는 다니엘 리오스다. 리오스는 2002년 KIA유니폼을 입고 뛰면서 2014시즌 다승왕(17승)에 오르기도 했지만, 2005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2007시즌까지 활약했는데, 2007시즌에는 234⅔이닝 22승, 평균자책점 2.07이라는 괴물 같은 기록을 수립했다. 하지만 이후 2008시즌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에 입단했다.

리오스처럼 한국 프로야구에서 맹활약하면 타리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삼성에서 2013~2014시즌 뛰며 통합우승의 주역이 된 릭 밴덴헐크는 2015시즌 소프트뱅크 호크스 유니폼을 입었다. 2013시즌 SK와이번스에서 다승왕을 차지한 크리스 세든은 2014시즌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다만 빼어난 활약이 오래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외국인 최초 다승왕(2002년)에 오른 마크 키퍼는 역시 2002년 KIA유니폼을 입었다가 2003시즌 중반 두산으로 트레이드돼 2004시즌 중반 퇴출됐다. 2002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고 평균자책점 1위(2.50)에 오르며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발판을 놓은 나르시소 엘비라도 2003시즌 기량이 퇴보하면서 퇴출됐다.

그나마 최근 들어서는 4년 이상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투수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잡은 조쉬 린드블럼은 2015시즌 롯데 유니폼을 입고 2016시즌까지 활약했다가 재계약이 불발됐지만, 지난해 대체 선수로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롯데가 5년만에 가을야구를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또 린드블럼과 함께 2015시즌부터 롯데 유니폼을 입은 브룩스 레일리는 4년째 롯데맨으로 남아있다. SK 메릴 켈리도 이들과 같은 해 SK유니폼을 입고 4시즌째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다만 레일리와 켈리는 올 시즌 예년과 같은 인상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지 못하다. 2013시즌 NC의 프로야구 1군 진입과 함께했다가 지난 시즌까지 NC유니폼을 입었던 에릭 해커도 최근 손가락을 부상을 당한 넥센 에스밀 로저스의 대체 선수로 한국 무대를 밟았다.

외국인투수의 활동연한이 길어지는 것은 아무래도 2014시즌 이후 팀 당 외국인선수가 1명씩 늘어난 것도 크다. 점점 쓸 만한 외국인선수, 특히 외국인투수를 찾기 힘들어지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물론 일본프로야구도 쓸 만한 선발투수가 줄어드는 추세라 외국인투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아무래도 구관이 명관인 구조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한국 무대를 경험한 외국인투수들도 한국 무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문화적 차이 등의 문제로 한국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투수들이 많았지만, 이젠 프로야구 각 구단 별로 외국인 선수의 적응에 관한 노하우가 생겼고, 또 한국 프로야구가 외국인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좋기로 유명해서, 외국인선수들의 선호도 높아지고 있다.

어쨌든 전력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투수 농사가 각 팀별로 중요해지면서 오랫동안 활약할 수 있는 에이스를 찾기 위한 노력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 유통기한이 긴 외국인에이스가 활약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10개 구단 모두 같을 것이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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