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은(29. 경찰야구단)이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그의 선택은 두 갈래다. 해외 진출을 모색하느냐, 아니면 국내 구단에 입단하느냐.
이대은이 만약 국내구단의 해외파 드래프트 마지막 날인 8월 11일까지 KBO에 신청서를 내지 않는다면, 해외로 나간다고 봐야할 것이다.
어떤 길을 가든 그 선택은 온전히 그의 몫이다. 그 자체를 비난할 까닭은 없다. 다만 최근 이대은의 거취를 둘러싸고 부정적인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은 병역 때문에 프리미어12 국가대표를 거쳐 경찰야구단에 입대하는 과정에서 그가 ‘특별한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이대은이 KBO리그를 외면한다고 해도 도의적인 비판은 받아 마땅하겠지만 그 역시 야구로 먹고 살아야하는 문제를 안고 있는 청춘이다. 해외로 진출할 당시 계약금을 받고 메이저리그나 일본야구로 갔던 숱한 선수들이 KBO리그로 되돌아오면 계약금을 주지 않는다는 KBO의 원칙은 지켜야 하겠지만 그런 선수들이 ‘돈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현실은 그대로 이해할만하다.
이대은이 첫해 KBO리그에서 신인 최저연봉 2700만 원만 받고 뛸 수밖에 없는 것은 그로선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약일수도 있다. 그 때문에 그가 해외로 다시 눈길을 돌린다면, 어쩔 수 없다. 그에 따른 비난은 그가 감당해야한다. 그렇게 된다면 그는 그야말로 ‘미운털’이 박혀 앞으로 KBO리그는 기웃거릴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대은이 이처럼 경기장 밖에서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그의 가치 때문일 것이다. 그를 지난 2년간 지켜본 유승안 경찰야구단 감독은 “이대은은 토종선수들로는 보기 드문 우완선발급 투수로 충분히 통할 수 있다. 만약 kt 구단 같은 데로 간다면 주전으로 얼마든지 뛸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긍정적인 전망과 평가를 내리고 있다.
유승안 감독은 “이대은이 해외로 간다, 안 간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인터뷰를 했다. 내 판단으론 이대은은 (프리미어12 때) 김인식 감독이 (제약을 풀어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상식에 벗어나는 행동은 안 할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유 감독은 그에 덧붙여 국내구단 입단 조건과 관련, “내가 간여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를테면 광고모델이나 성적과 연계한 옵션 등을 걸 수도 있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방안을 거론 했다.
이대은은 8월 8일 현재 KBO 퓨처스리그에서 15게임에 나가 71 1/3이닝을 던져 5승 4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53(리그 5위)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80개로 이닝 당 평균 1개꼴이 넘는다. 그의 성적에 대해 유승안 감독은 “이대은은 몸을 단련하는데 주력했기 때문에 승수 조절을 일부러 안 해줬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이대은에 대한 평가가 후하다. “선수들과도 잘 어울리고 인성도 좋다. 어차피 선수는 어떤 보장을 바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드래프트) 신청을 한다면 이미 일차 접촉을 가진 kt 구단과 잘 조율하면 좋지 않겠는가.”라는 조언을 했다.
이대은은 프로선수다. 현재로선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그가 국내구단을 택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겠다. 아닌 말로 이대은이 당장 메이저리그나 일본1군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실력을 지녔다면 그 길을 찾아가는 게 맞다. 아니라면, 국내 무대에서 1년간 실력을 발휘해 성적에 걸맞은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 누가 봐도 마땅한 일이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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