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200이닝 턱걸이’ KIA 양현종은 지친다
양현종이 지쳐가고 있다.
KIA 타이거즈가 리그 8위로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맞이했다. 1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8로 패배하면서 7위 자리를 내줬다.선발 양현종이 나섰으나 초반 난조를 보이며 5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1회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집중타를 내주며 5실점했다.
KIA는 지난 시즌 강력한 선발 마운드를 구축해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하지만 1년 만에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5.64로 리그 최하위다.
1선발 헥터 노에시가 부진을 거듭하고 있고 팻딘도 제 모습을 찾지 못해 불펜으로 전환했다. 임기영도 지난해 국제 대회 후유증 등을 이유로 피칭에 기복이 있다.
양현종만이 꿋꿋하게 제자리를 지켜왔지만 그마저도 최근엔 힘에 부친 모습이다. 전반기 9승7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던 그는 후반기엔 2승2패 평균자책점 4.84로 부진하다.
하락세엔 이유가 있다. 가까운 몇년 간 소화한 많은 이닝이 문제가 된다.
양현종은 2015년 184.1이닝을 소화한 이후 2016년 200.1이닝 2017년엔 193.1이닝을 소화했다. 올 시즌엔 벌써 157이닝을 던져 LG 소사에 이어 리그 최다 2위에 올라 있다. 이대로라면 4년 연속 200이닝 안팎을 소화하게 된다.
이밖에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등 국제대회에서 소화한 이닝을 더하면 혹사가 더 심각해진다. 양현종은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도 대표팀으로 선발됐다. 대표팀의 에이스인 만큼 대회에서도 많은 공을 던질 가능성이 높다.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KIA 벤치는 좀처럼 양현종에 대한 의존증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양현종은 올해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 적이 한 번도 없다. 4일 휴식 후 등판도 올 시즌 4차례나 된다. 약한 뒷문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선발에게 많은 이닝을 가져가게 하려다보니 양현종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는 형국이다.
투수의 어깨는 소모품이다. 많이 사용할수록 무뎌진다. 실제 양현종은 지난해보다 세부지표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피홈런이 전체 17개였지만 올해는 벌써 19개다.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도 3.94에서 4.39로 증가했다.
최근 리그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장원준과 유희관, 윤성환 등 토종 선발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올 시즌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구속과 구위가 확연히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양현종도 이들과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팀뿐만 아니라 대형 투수 가뭄에 시달리는 리그에도 큰 손해다. KIA 벤치가 당장의 성적보단 거시적 관점에서 선발 마운드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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