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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이탈리아 '세리에 A'

“큰물에서 놀자”…기지개 켜는 북한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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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광’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체육 예산 늘고 시설도 속속 개선

단일팀 구성 등 스포츠 외교 활발

경향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2013년 9월16일 평양에서 열린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안클럽 역도선수권대회 현장을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찾아 웃으면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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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유망주들 이탈리아 유학에

유튜브 통해 ‘레슬링 금’ 홍보도

“평양 가보니 생활체육도 활성화”


국제대회 참가를 줄이고 내부적으로 침잠해 있던 북한 스포츠가 적극적으로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은 2012년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 이후다. 엘리트 스포츠 영역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에서 활동하는 ‘해외파’ 선수의 육성도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축구와 농구, 스키에 대한 열정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BC에 따르면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내 스포츠 관련 예산이 꾸준히 늘고 있다. 체육시설 신축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마식령 스키장이 문을 열었고, 오래된 체육관들이 리모델링됐다. 스케이트와 아이스하키를 위한 빙상장도 새로 지어졌다.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의 팬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영향으로 축구 유망주들이 이탈리아 유학을 떠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북한축구협회는 2012년 이탈리아의 친북파 국회의원 안토니로 라치에게 이탈리아 축구 유학 주선을 요청했다. 2013년부터 북한의 10~13세 축구 유망주 여럿이 이탈리아 축구 아카데미에서 유학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성장한 선수 중 한 명이 세리에A 페루자에서 뛰고 있는 한광성이다. 정일관은 스위스 축구리그 FC 윌에서 활약하고 있다.

2013년에는 평양 국제축구학교가 문을 열었다. 북한 전역의 축구 유망주들이 이곳에서 훈련한다. 2016년에는 욘 안데르센 감독(노르웨이)을 남자 국가대표 감독으로 초빙했다. 외국인이 국가대표 감독이 된 것은 약 30년 만의 일이었다. 안데르센 감독은 현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감독이다.

1958년 평양 시내에 설치된 ‘청춘거리’에 국가대표 선수촌이 존재하는데, 이 시설도 최근 리모델링됐다. 이곳의 아이스링크에서 훈련한 렴대옥·김주식이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수 있었다.

엘리트 스포츠 강화와 함께 단일팀 구성 등을 통한 ‘북한 스포츠 알리기’가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북한은 올해 초 아시아 레슬링선수권에서 강금성(남자 자유형 57㎏)과 박영미(여자 자유형 53㎏)가 금메달을 땄을 때 이례적으로 ‘유튜브’를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CNBC는 “이전 정권의 ‘허리띠 졸라매기’ 위주의 정책과는 반대되는 스포츠와 문화를 통해 삶의 질을 강조하는 의미 있는 정책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해외파 적극 육성에 대해 “스포츠 스타의 존재는 연성 외교 수단으로 활용가치가 높다”면서 “북한의 커다란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최근 단일팀 구성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스포츠 외교를 강화하는 것은 이런 정책적 변화의 산물이다.

최근 세계체육기자연맹 평양 방문 때 함께한 정희돈 한국체육기자협회장은 “평양 시내 곳곳에서 어린이들이 축구하는 모습, 어른들이 배구를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면서 “엘리트 체육뿐만 아니라 생활체육도 상당히 활성화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스포츠는 북한 사회의 안과 밖을 동시에 변화시키는 중이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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