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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으로 돌아온 문성민, 현대캐피탈에 ‘파이팅’을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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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올 시즌 V리그 현대캐피탈 경기에서는 지난해까지 익숙하게 볼 수 있었던 얼굴을 찾기가 힘들다. 바로 오랜 기간 팀의 주포로 활약해온 문성민(32)이다. 라이트 공격수인 크리스티안 파다르(22)를 외국인 공격수로 새로 영입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벤치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위기 때마다 들어가 특유의 한방을 꽂아넣긴 했지만 불과 2시즌 전 리그 MVP를 차지했던 선수의 위용은 찾기 힘들었다.

이런 문성민이 오랜만에 주전으로 돌아와 맹활약을 펼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현대캐피탈은 2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도드람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3-2(20-25 25-15 35-33 19-25 15-13)로 역전승을 거뒀다. 리그 2위 현대캐피탈은 8승 3패, 승점 21로 선두 대한항공(8승 2패·승점 24)과의 승점차를 좁혔다.

최태웅 감독은 이날 최근 침체에 빠진 팀의 기운을 북돋기 위해 파격적 선택을 했다. 주전 레프트로 서브리시브가 좋은 박주형(31) 대신 문성민을 투입한 것. 지난 오프시즌동안 국가대표 레프트 전광인(27)과 검증된 외국인 공격수 파다르가 영입된 뒤 많은 팬들이 꿈꾸던 라인업이 이제야 선보인 셈이다.

다만, 초반은 삐걱거렸다. 기대했던 문성민이 1세트에 1득점만 올렸고, 전광인, 파다르도 동반 부진하며 1세트를 20-25로 내줬다. 그러나 1세트 중반 부상에서 돌아온 주전 세터 이승원(25)이 투입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주포 파다르가 폭발하고, 문성민까지 공격이 풀리기 시작하며 2세트를 25-15로 잡아냈고, 3세트도 듀스를 10번이나 거듭하는 혈전 끝에 35-33으로 잡아냈다. 4세트에 KB손해보험이 펠리페의 활약으로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현대캐피탈 공격의 파괴력은 줄어들지 않았고, 결국 접전 끝에 15-13으로 5세트를 잡으며 경기를 마감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은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3경기에서 모두 패한바 있다. 특히 장기였던 서브가 범실이 많이 나오며 어려운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 서브범실은 이날도 현대캐피탈의 발목을 잡았다. 팀의 주포 파다르가 후위공격 14득점, 서브로 4득점, 블로킹 3득점 등으로 2경기 연속 트리플 크라운(후위 공격·서브·블로킹 각각 3득점 이상)에 성공하며 29득점으로 활약했지만 5세트까지 서브 범실이 24개에 달하며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올시즌 서브 1위 팀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문성민이 2세트 이후 승부처에서 활약하며 연이은 서브 범실로 위기에 빠진 현대캐피탈을 구했다. 승부처였던 3세트에만 5득점을 해내는 등 고비 때마다 알토란같은 득점을 터트리며 총 13득점을 해냈다. 문성민은 경기 후 “이번 시즌 들어 처음 주전으로 들어와서 끝까지 뛰었다”면서 “주형이 대신 제가 투입된다는 건 팀이 리시브보다는 공격이나 파이팅을 원한다는 뜻이다. 그에 맞게 플레이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문성민은 이날 서브에서도 대활약했다. 특유의 강서브가 효과를 발휘하며 에이스도 2개 외에도 KB손해보험 수비진을 수없이 흔들었다. 그는 “의정부에서는 이상하게 서브범실이 많았다. 그래서 편하게 마음을 먹고 때리려고 했더니 오히려 더 잘되더라”고 설명했다.

문성민이 살아나며 최근 파다르로 공격이 지나치게 쏠리던 현대캐피탈의 고민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팀의 주장이기도 한 문성민은 “몸이 좋은 선수에게 세터가 세터가 공을 더 많이 올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좀더 리시브에서 집중하고 특유의 빠른 토스만 살린다면 우리의 색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의정부=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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