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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2018년 메이저리그에선 구원투수를 선발로 짧게 쓰는 ‘오프너’ 전략이 유행했다. 투수가 가장 어려워하는 게 몸이 예열이 안 된 상태에서 상위타선부터 맞이해야 하는 1회다. 오프너는 1회 실점률을 낮추기 위해 구위가 좋은 구원투수가 1회를 전력 투구로 막은 뒤 2~3회 불펜을 가동하는 형식이다. 탬파베이 레이스가 선구자였다.
시즌 전부터 4인 선발 로테이션을 예고하며 혁신을 일으킨 탬파베이는 90승72패로 기대이상 호성적을 냈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우완 강속구 라인 스타넥을 오프너로 먼저 쓴 뒤 변화구가 다양한 좌완 라이언 야브로로 연결한다. 상대 타자들은 전혀 다른 유형의 투수에 당황하고, 우리가 이길 기회는 높아진다”며 “내년에는 오프너를 더 많이 쓸 계획이다”고 밝혔다.
탬파베이를 시작으로 다른 팀들도 오프너 전략을 쓰기 시작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애슬레틱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이 내년 본격적인 오프너 준비를 예고했다.
심지어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도 “메이저리그에서는 1회 3명만 상대하는 투수가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내년 오릭스 버팔로스와 개막 3연전 모두 가네코 치히로를 선발로 쓸 수 있다”며 빅리그 흐름이 된 오프너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보수적인 일본야구에서도 오프너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전략을 볼 수 있을까. 현장 지도자들은 투수가 절대 부족한 KBO리그 사정을 볼 때 ‘꿈 같은 이야기’라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모 코치는 “오프너도 투수가 어느 정도 있어야 가능하다. 우리나라 대부분 팀들이 선발도 부족하지만 불펜도 많이 부족하다. 선발이 일찍 무너져서 어쩔 수 없이 오프너를 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며 “단기전은 가능해도 긴 시즌을 오프너 운용하기엔 투수력이 모자라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말했다.
오프너는 기본적으로 선발 자원이 풍족하지 않거나 불펜 자원이 넉넉한 팀에서 쓸 수 있다. 우리와 시장 체계가 다른 메이저리그에선 몸값 비싼 선발투수에 큰돈을 쓰기 어려운 스몰마켓 팀들이 값싼 불펜투수들을 모아 선호하는 전략이다. 우리나라는 시장성도 다르고, 투수 자원도 태부족하다.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면 토종 선발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팀들도 있다. 오프너가 아니더라도 불펜 비중이 높다.
2018년 KBO리그 평균자책점은 5.20으로 2014년(5.2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2014년부터 이어진 ‘타고투저’ 흐름이 5년째. KBO는 내년부터 공인구 반발계수를 낮추는 등 투고타저를 잡기 위해 나섰지만 근본적인 투수 기량 발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에서 ‘오프너’ 전략은 보기 어려울 듯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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