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팀 중심선수로서 느끼는 책임감 때문이었을까. 이정현(32·KCC)이 승리를 이끌고도 반성을 더 강조했다.

KCC는 2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전을 승리했다. 1승 자체가 의미 있었지만 과정은 다소 개운치 못했다. 1,2쿼터를 10여점차 이상으로 우세하게 이끌고 주도권도 확실히 쥐는데 성공했지만 3쿼터 전체 집중력이 흐트러지더니 순식간에 턱 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점수차는 금세 줄어들었고 4쿼터 급기야 동점까지 내줬다. 막판 힘에서 앞서며 승리하긴 했으나 상위권인 KCC로서 “하마터면”으로 표현될 경기였다.

위기의 순간 이정현이 있었다. 21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한 이정현의 역할은 팀이 어려워진 3쿼터 후반 4쿼터에 빛났다. 특히 상대 흐름을 찬물을 끼얹은 결정적 3점포는 이정현이 왜 KCC를 대표하는 선수인지를 보여주기 충분했다.

KCC 이정현(왼쪽)이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위기의 순간 결정적 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다만 이정현은 경기 후 승리소감에서 경기력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며 보완점에 대해 더 많이 언급했다. 사진(잠실실내)=김재현 기자

그런데 이정현은 경기 후 “리드했을 때 안정적 경기를 해서 쉬운 승리를 거뒀어야했는데...항상 추격을 허용한다. 그 점 보완이 필요하다”며 승리소감으로 아쉬운 점을 먼저 꼽았다. 당장 팀이 삼성전을 포함 최근 비슷한 흐름의 경기가 반복됐고 이를 확실히 문제점으로 인식한다는 말이었다.

이정현은 “저희가 자멸한다”며 “기세를 이어가야하는데…부상 혹은 조직력에서 조금 부족하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5,6라운드 이런 부분을 맞춰가야겠다. 선수들끼리 잘 맞춰서 저희 플레이를 해야한다”고 더 구체적으로 경기내용을 돌아봤다. 전반적으로 냉정한 평가를 내리며 보완점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정현에게는 삼성전서 껄끄러운 부분도 있었다. 상대선수 이관희와의 좋지 않은 관계 등이 주목받으며 예민한 상황이 연출된다. 현재 기량, 위상 등을 떠나 이정현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 25일 경기도 다르지 않았다. 큰 충돌은 없었지만 경기 내내 크고 작은 신경전이 있었다.

이에 대해 이정현은 “저도 상대도 팀이 이겨야하고 공격 역할이 있다보니깐 그렇게 보인다. 팀 대 팀이지 개인대결이라 생각 안 한다. 팀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의식하지 않은 채 자신의 역할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정현은 플레이스타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KCC는 물론 KBL리그 전체에서도 실력만큼은 돋보이는 선수다. 자칫 당혹스러운 패배를 당할 수 있었던 25일 경기서도 중요한 역할로 팀을 구해냈다. 그리고나서는 거듭 보완점과 아쉬움을 강조했다. 중심선수로서의 역할을 잊지 않았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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