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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들러리? 야무지게 돌팔매 준비한 경남과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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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사상 최초로 ACL 무대에 도전하는 경남FC가 알차게 스쿼드를 보강했다. 그들은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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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9년은 한국 프로축구사에 새로운 획이 그어지는 해다. 사상 최초로 시도민구단 2개 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동시 출전한다. 도민구단 경남FC가 2018년 정규리그 2위 자격으로, 그리고 대구FC가 FA컵 우승이라는 전리품을 들고 아시아 무대에 나선다. 참고로 지금껏 시도민구단이 ACL에 나섰던 역사는 2014년 FA컵 챔피언 성남FC가 유일했다.

의미 있는 이정표가 세워졌으나 사실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았다. 소위 '망신'을 당하면 어떻게 할까라는 우려였다. 아무래도 '기업구단'에 비해 지원이 열악한 시도민구단의 현실을 감안할 때 아시아 무대에 나갈 스쿼드를 꾸릴 수 있냐는 걱정이었다.

질적으로 또 양적으로도 살을 찌우지 않고서는 버티기가 쉽지 않은 일이기에 경남FC와 대구FC가 그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일단 준비상태는 양호하다. 어지간한 빅클럽들보다 더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경남FC는 야심차게 우승을 외치고 있는 울산현대 버금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득점왕을 차지한 말컹과 대표팀 자원으로 성장한 센터백 박지수가 중국으로 떠나고 미드필드진의 핵심이던 '경남 캉테' 최영준이 전북현대로 적을 옮기는 큰 누수가 발생할 때만해도 쉽지 않겠다는 전망이 많았다. 그런데 떠난 선수들이 마련해준 '실탄'을 재투자에 활용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곽태휘, A매치 데뷔까지 마친 J리그 출신의 송주훈, 대구FC의 알토란 후방자원 박태홍을 비롯해 배승진, 김종필, 이광선, 박광일, 조성욱 등을 영입하며 수비진의 수준을 높였다. 후방만 집중한 것도 아니다. 울산에서 주전급으로 뛴 미드필더 김승준과 이영재를 품었고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고경민과 박기동 등 노련한 선수들도 스쿼드에 포함시켰다.

즉시 전력감으로 스쿼드를 두껍게 한 경남은 외국인 선수로 점을 찍었다. 크리스털 팰리스, 퀸스파크레인저스, 카디프시티 등에서 활약했던 EPL 출신의 미드필더 조던 머치를 영입하면서 팬들을 놀라게 하더니 최근에는 세리에A 인터밀란에서 뛰었던 네덜란드 출신의 공격수 룩 카스타이노스까지 손에 넣었다. K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이런 커리어는 찾기 힘들다.

말컹이 떠나면서 구단에 전한 60억원 가량의 이적료를 비롯해 벌어들인 수익을 고스란히 투자한 결과다. 김종부 감독은 과감하게 "이 정도 스쿼드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면서 "ACL도 조별리그만 통과한다면 4강까지는 가능하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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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축구 2018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대구FC와 울산 현대의 경기 후반 대구 세징야가 두번째 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2018.12.8/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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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역시 내실을 다졌다. 경남만큼의 큰 영입은 없으니 가장 중요한 인물들을 지켜냈다.

지난 겨울 대구의 가장 큰 고민은 도움왕을 차지한 '만능키' 세징야 그리고 지난해 여름에 입단하고도 후반기에만 8골을 터뜨린 에드가를 눌러 앉힐 수 있느냐는 것이었는데, 잔류시켰다. 큰 소득이다. 특히 안팎의 러브콜이 있었던 세징야와 재계약한 것은 값지다.

대구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져서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으나 전문가들 사이 세징야는 리그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한 프로축구 관계자는 "세징야는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다. 말컹이 득점에 특화됐다면, 세징야는 전천후 공격자원"이라면서 "한 골키퍼는 말컹과 세징야의 슈팅은 K리그 수준이 아니다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조광래 사장이 두 선수 잔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알려진 대구는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 다리오까지 영입, 브라질 커넥션을 완성했다. 대구 특유의 짠물수비로 후방을 단단히 하면서 이들의 공격력으로 승부를 본다는 복안이다.

전북과 울산이라는 '현대가(家)' 클럽들과 함께 경남FC와 대구FC가 ACL에 나간다 했을 때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준비사항을 보면 걱정을 받을 수준이 아니다. 지난해보다 더 큰 반란을 자신하고 있는 두 '다윗'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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