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올 시즌부터 KBL도 NBA 방식을 벤치마킹하였다.
논쟁의 여지야 있겠지만 수없이 많은 NBA의 별들 중 현재 최고의 스타를 꼽으라 한다면 다수의 팬들이 르브론 제임스와 스테판 커리를 꼽으리라 생각한다. 2000년대 이후 소위 '사기 캐릭터'로 NBA를 이끌며 수없이 많은 파이널과 MVP를 경험했던 르브론 제임스와 골든스테이트 황금시대의 주역이자 최고의 3점 슈터인 스테판 커리의 활약은 미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그 명성이 높다. 그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이루어진 첫 올스타전의 팀 이름 또한 이들 이름을 딴 '팀 르브론'(동부)과 '팀 커리'(서부)였다.
두 슈퍼스타의 인기를 감안한다면, 당분간 이 대결 구도가 지속될 거라는 데 큰 이견이 없어 보였는데, 갑작스러운 변수가 생겼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킹' 르브론이 서부 콘퍼런스인 LA레이커스로 이적하게 된다. 바야흐로 서부의 시대가 그 절정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올스타전에서도 두 별 중 누군가가 다른 콘퍼런스로 가지 있지 않는다면 더 이상 '팀 르브론'과 '팀 커리' 간 맞대결은 볼 수 없게 되었다.
미국프로농구(NBA) 밀워키 벅스 야니스 안테토쿤보(왼쪽)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2018-2019 NBA 정규리그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경기 후반에 덩크슛을 넣고 있다. /사진=인디애나폴리스[미 인디애나주] AP |
그래서 이번 올스타전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르브론이 빠져나간 동부에서 누가 최고 별이 될지였다. 주인공은 야니스 아데토쿤보(이하 야니스)였다. 나이지리아계 그리스 이민 2세인 야니스는 2013년에 밀워키 벅스에 지명됐으며 올해로 NBA 6년차 선수다. 대부분 대학 1~2학년을 거치고 NBA에 진출하는 여타 미국 선수들과 달리 야니스는 고교를 마치고, 바로 프로에 뛰어들었다. 18세 나이에 그리스 하부 리그에서 활약했던 야니스는 NBA 진출 후 그야말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한다.
첫 해 6.8점에 불과했던 평균 득점은 매해 5점 이상씩 상승해 올 시즌에는 27점을 넘고 있다. 6개의 어시스트와 12개가 훌쩍 넘는 리바운드는 르브론과 듀란트에 전혀 뒤지지 않으며 오히려 앞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니스의 장점은 큰 키(213㎝)에도 불구하고 1~5번 등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훌륭한 농구 센스를 가졌다는 점이다. 게다가 데뷔 초만 해도 듀란트를 연상시켰던 마른 몸은 매년 벌크업되며 최고 수준의 피지컬을 갖추게 되었다.
사실 야니스는 미국 내에서 이미 NBA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에도 야니스는 르브론에 이어 올스타 투표 2위를 차지하였으며, 야니스보다 NBA 저지 판매가 많은 선수는 르브론과 커리 등 극소수에 불과하고, 올 시즌 NBA 2K19의 메인 모델 또한 야니스였다. 하지만, 올스타 1위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제 그가 팬들과 선수들이 인정하는 NBA 슈퍼스타 중 한 명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프로농구(NBA) 밀워키 벅스 야니스 안테토쿤보(왼쪽)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2018-2019 NBA 정규리그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경기 후반에 상대 선수를 수비하고 있다. /사진=인디애나폴리스[미 인디애나주] AP |
야니스의 별명은 그리스 괴수(The Greek Freak)다. 그리고, 그리스 괴수는 진화를 거듭하며 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만년 약체였던 밀워키는 그의 활약으로 플레이오프 단골 손님이 되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이번 시즌에는 동부 콘퍼런스 1위에까지 올랐다. 많은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던 '밀워키와 함께 파이널에서 우승하겠다'는 야니스의 꿈이 어쩌면 머지않은 시간 안에 이루어질 수도 있다.
르브론 제임스, 스테판 커리, 케빈 듀란트, 제임스 하든 등 지난 수년간 NBA를 지배했던 MVP들이 모두 30대에 접어들었다. 이들의 활약은 여전하지만 리그가 더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새롭고 젊은 슈퍼스타가 발굴되어야 한다. 그것은 KBL을 포함한 모든 프로리그의 공통된 과제다. 그리고, NBA에는 25세의 그리스 괴수가 등장했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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