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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주위 걱정에 담담한 전북현대… "그게 우리가 할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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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최강희 감독이 중국으로 떠나면서 많은 이들이 전북현대를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담담하다. © News1 문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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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00년대 초반까지 중위권만 올라도 박수를 받았던 전북 현대는 이제 2위를 하면 '망한 시즌', 3위를 하면 '욕먹는' 구단이 됐다. 괜한 말이 아니다. 성적이 입증한다.

지난 2009년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 정상에 올랐던 전북은 이후 2011년, 2014년, 2015년 그리고 2017년과 2018년 2연패까지 10년 사이 6번이나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2006년과 2016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하면서 아시아까지 정복했다. 현 시점 K리그를 선도하는 구단은 분명 전북이다.

그랬던 전북이 위기 아닌 위기 앞에 놓였다. 2019년 역시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히는 전북이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걱정이 섞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둥 같았던 최강희 감독이 떠나면서 누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2005년 여름부터 지휘봉을 잡아 지난해까지 무려 14년 동안 팀을 이끌었으니 그의 색깔이 강하게 스며있다는 것을 부인하기도 어렵다.

한 관계자는 "어떤 지도자든 자신만의 철학, 스타일을 팀에 투영시키게 마련"이라면서 "전북은 자연스럽게 최강희 감독 스타일이 녹아든 팀이다. 15년 가까이 한 지도자가 이끌었다. 당연히 최강희식 축구에 적합한 선수, 훈련, 경기 내용 등이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 관계자가 말한 전북의 확고한 정체성이 올 시즌 '위기론'을 제기하는 근거다. 최강희 감독이 중국으로 떠났고 그 후임으로 포르투갈 출신의 호세 모라이스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이다.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일단 구단으로서는 혼란을 최소화 하는 것에 집중했다. 아무래도 국내 감독이 배턴을 이어받는 것보다는 외국인 지도자가 팀을 맡는 게 여러모로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지간한 국내 지도자가 최강희 감독의 색깔 위에 덧칠하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완전히 달라지는 것에서 오는 혼란을 막기 위해 팀과 선수들을 잘 아는 김상식 코치는 잔류시킨 것도 일종의 안전 장치였다.

최강희 감독이 떠나면서 이탈하는 선수들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굵직한 선수들은 대부분 잡아뒀다. 김민재가 중국에 진출했으나 어느 정도는 예견된 일이었다. 베테랑 이동국과 재계약한 것을 포함, 국가대표 선수들이 여전히 수두룩하다. 스쿼드를 파악한 모라이스 감독 역시 취임 기자회견에서 '손가락 3개'를 펴 보였다. 올 시즌 참가하는 ACL과 정규리그, FA컵 모두 정상에 오르겠다는 포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똑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른 팀들도 "올해는 해볼 만하지 않겠는가"라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시큰둥이다.

전북의 한 관계자는 "주위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최강희 감독의 존재감이 워낙 컸으니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소리"라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개의치 않고 있다. 사실 매년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늘 극복해냈다.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과거 이동국은 "이제 전북은 보는 눈이 너무 많은 팀이 됐다. 사람들의 기대치도 크게 높아졌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부담스럽지는 않다. 부담스러워 해서도 안 된다"는 말로 명가의 일원으로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져야한다는 발언을 남긴 적 있다.

흔들릴 수는 있겠으나 넘어지지는 않겠다는 자신감도 가득하다. 이동국 뿐이 아니다. 지난해 김민재는 "우승이 확정된 날도 형들이 잠깐 좋아하다 그냥 집에 가더라"면서 "왜 전북이 강한 팀인지 이해가 된다"며 분위기를 설명한 적 있다. 남들은 걱정하지만, 당사자들은 그냥 '자신들이 해야할 일'을 준비하고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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