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벤투호 첫 골' 손흥민 "혼자 주목받아 미안해…골은 팀원 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토트넘 동료 산체스와의 대표팀 경기는 특별한 경험"

"어린 선수들에게 지나친 관심보다는 묵묵히 응원해주길"

연합뉴스

손 흔드는 손흥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 대표팀에 승리한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이 경기 후 손을 흔들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9.3.26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오랜 침묵 끝에 '벤투호 첫 골'을 기록한 손흥민(토트넘)은 기쁜 마음보다 팀원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더 컸다.

손흥민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려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볼리비아전에 이어 '투톱'으로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전반 16분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콜롬비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이후 A매치에서 골이 없던 손흥민은 9경기 만에 '골 침묵'에서 벗어나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흥민에게 골에 대한 소감을 묻자, "대표팀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답이 먼저 돌아왔다.



그는 "대표팀에서 자꾸 나의 이름만 많이 거론되는 것 같아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코치진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든다"며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어 "그런 와중에서도 팀원들이 나를 믿어주고, 도움을 많이 줬기 때문에 골을 넣었다고 생각한다"며 "골은 내가 넣었지만, 뒤에 있는 선수들이 없었다면 오늘 경기 골도 없었을 것"이라고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난 2017년 수원에서 치른 평가전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2골을 몰아쳐 2-1 승리를 이끌었던 손흥민은 2년 만에 다시 만난 콜롬비아에 또 한 번 '비수'를 꽂으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는 "어려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어 좋았다"며 "선수들이 너무나도 잘 해줘서 강팀인 콜롬비아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응원 감사합니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이 끝난후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19.3.26 pdj6635@yna.co.kr



이날 콜롬비아에서는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다빈손 산체스(토트넘)가 선발로 출전해 손흥민을 막았다.

경기 중반 산체스의 거친 몸싸움에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쓰러지기도 했다.

손흥민은 "축구는 몸을 부딪치며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그런 거로 감정이 상하지는 않는다"며 "다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속 팀 선수와 대표팀에서 대결하는 건 매우 특별한 일"이라면서 "산체스가 개인 능력도 좋고 워낙 잘하는 선수라 좋은 경험이 됐다"고 전했다.

대표팀에서 주로 측면이나 중앙 미드필더를 맡았던 손흥민은 2경기 만에 변화된 '톱'의 역할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도 윙과 공격수를 오가기 때문에 포지션에 큰 제약은 없다"며 "감독님이 포지션을 정해주시면 내가 할 수 있는걸 최대한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던 손흥민은 이강인 등 경기에 나서지 못한 후배선수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살짝 언성이 높아졌다.

손흥민은 "후배들은 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동생들이고 한국 축구를 나중에 이끌어갈 선수들"라며 "열흘이라는 시간 동안 이 선수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내 눈으로 봤기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했어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당장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나오지 않아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겠지만, 이건 장기 레이스이고 길게 봐야 한다"며 "너무 많은 관심을 쏟기보다 묵묵히 뒤에서 응원해준다면, 이 선수들은 알아서 큰 선수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표팀의 주장인 그는 마지막으로 후배선수들에게 "실력도 중요하지만, 대표팀에 임하는 책임감과 소중함을 먼저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충고를 남기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traum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