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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잘하는 2번’ 두산 페르난데스, 지금처럼만 해도 충분한 ‘복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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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지금처럼만. 두산 팬들이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에게 바라는 한 가지다.

KBO리그가 개막한 지 약 열흘이 지났다. 두산 팬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단순히 팀이 상위권에 자리해서가 아니다. 새 외인 타자 페르난데스가 ‘복덩이’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페르난데스는 장타력을 갖춘 선수는 아니다. 대신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이 강점이다. 정교한 타격으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탠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개막시리즈에서 페르난데스를 6번 타순에 배치했지만 이후 줄곧 2번으로 기용했다. 페르난데스는 ‘강한 2번’까진 아니지만 ‘잘하는 2번’으로 화답했다.

3월 한 달간 결승타 1위(3개), 득점권 타율 2위(0.625), 득점 공동 4위(7득점)에 올랐다. 타율은 0.393(28타수 11안타)으로 전체 선수 중 공동 7위이자 10개 구단 외인 중 1위,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볼넷을 5개 얻어낸 가운데 삼진은 단 2개뿐이었다. 장타라곤 2루타 한 개뿐이었지만 누구도 이를 지적할 수 없었다. 타격에서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 시범경기서 타율 0.167(18타수 3안타)로 부진했던 페르난데스는 실전에서 걱정을 말끔히 지워냈다.

김 감독도 “페르난데스가 이렇게만 해주면 정말 좋다”며 껄껄 웃었다. “승부처에서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 공도 잘 본다. 시범경기 때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점점 살아나고 있다”며 “기록 면에서도 꾸준하지 않나. 앞으로 팀에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산은 지난해 사실상 외인 타자 없이 한 시즌을 치렀다. 지미 파레디스는 1,2군을 오가며 타율 0.138(65타수 9안타)로 부진했다. 이후 영입한 스캇 반슬라이크도 타율 0.128(39타수 5안타)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허리 부상으로 훈련도 채 소화하지 못해 석 달 만에 방출됐다. 결국 김재환과 최주환, 양의지(현 NC) 등 국내 선수들이 해결사로 나서야 했다. 올 시즌에는 최주환의 내복사근 부상과 양의지의 FA 이적으로 타선에 공백이 생겼다. 하지만 빈자리가 그리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페르난데스가 있기 때문이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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