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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조선일보 '민학수의 All That Golf'

[민학수의 All That Golf]박세리 시타와 함께 새 역사를 연 미국 골프의 성지 오거스타 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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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설 ‘오거스타 내셔널 위민스 아마추어’에서 첫 시타...한국 권서연 12위

조선일보

박세리가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 1번홀에서 드라이버 시타를 하는 모습. 올해 창설된 ‘오거스타 내셔널 위민스 아마추어’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박세리, 로레나 오초아, 낸시 로페스, 안니카 소렌스탐 등 네명의 여자골프 전설들이 티샷을 했다. 박세리 바로 오른쪽에 그린 재킷을 입고 서있는 이는 프레드 리들리 오거스타 내셔널GC 회장. /오거스타 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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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7시45분(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박세리(42)와 로레나 오초아(37·멕시코), 낸시 로페스(62·미국), 안니카 소렌스탐(49.스웨덴)이 나란히 1번홀 티잉 구역 위에 섰다. 이른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1번홀 티잉구역을 에워싼 채 환호성을 올렸다.

1933년 개장한 이래 7년전 처음으로 두명의 여성 회원을 받아들이기까지 여성에게 문호를 개방하지 않아 ‘남녀차별’ 비판을 받던 이 곳에서 올해 신설된 ‘오거스타내셔널 위민스 아마추어(ANWA)’ 최종라운드가 열렸다.

아마추어 대회인데도 이날 2만여명의 갤러리가 입장했다. 다음주에 열리는 남자골프 시즌 첫 마스터스 기념품도 한 두 보따리씩 손에 들고 있었다.

이 대회는 세계랭킹을 바탕으로 72명의 선수들을 초청해 1·2라운드(예선)를 인근 골프장에서 치른 뒤 30명만 최종 3라운드에 참가하도록 했다. 예선에서 탈락한 선수들도 전날 연습라운드를 통해 오거스타내셔널을 밟아볼 수 있도록 했다
한국 선수로는 전지원(미국 앨라배마대학 3학년)과 권서연(대전방통고)이 참가해 권서연이 최종 라운드까지 진출했다.

박세리와 오초아, 로페스, 소렌스탐 등 네명의 세계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들은 역사적인 이날 특별 게스트로 초청돼 ‘퍼스트 티 세리머니(시타)’에 참석했다. 미국 LPGA투어에서 이들이 거둔 승수는 모두 172승이고 메이저 대회만 따져도 20승이었다. 박세리 25승(메이저 5승), 오초아 27승(메이저 2승), 로페스 48승(메이저 3승), 소렌스탐 72승(메이저 10승)이었다.

첫번째 시타자로 나선 박세리는 까마득하게 멀리 똑바로 공을 쳤다. 1년동안 골프클럽을 잡지 않아 이날 시타에 앞서 드라이빙레인지에서 공 10개 쳐보고 나섰다고 했는데 현역선수 못지 않았다. 페어웨이에 맞은 공이 러프까지 날아갔다. 비거리는 260야드 정도였다. 팬들 사이에서 "현역으로 뛰어도 되겠다"는 농담과 환호성이 쏟아졌다. 긴장된 표정으로 나섰던 박세리도 환하게 웃으며 다른 시타자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었다. 박세리에 이어 오초아, 로페스, 소렌스탐이 시타를 이어가는 동안 갈채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박세리는 시타를 마치고 감격을 감추지 못한 채 이렇게 말했다. "역사적인 순간에 초청받아 동참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영광이다. 이 대회가 좀 더 일찍 창설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아마추어였을 때 생겼더라면 하는 욕심까지 생긴다. 오거스타내셔널은 그만큼 특별한 곳이다. 이렇게 멋진 대회가 열리고 한국 선수가 참가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박세리는 또 "나의 멘토인 로페스를 비롯해 소렌스탐, 오초아 등과 모두 현역시절 함께 경기한 적이 있다. 이렇게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영광이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전날 연습라운드를 마친 권서연과 만나 "잘하고 싶은 부담이 크겠지만 다른 대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많이 쌓고, 즐기면서 라운드를 하라"는 조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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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서연이 6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열린 ‘오거스타 내셔널 위민스 아마추어’ 최종라운드에서 6번홀 티샷을 마치고 걸어가는 모습. /오거스타 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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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스타 내셔널에서 대회를 치른 최초의 한국여자골퍼로 이름을 남기게 된 권서연은 버디 5개와 보기 4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권서연은 최종 3라운드 합계 2오버파 218타로 공동 12위에 올랐다. 국가대표를 지낸 권서연은 2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뒤 30명만 참가하는 본선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미국의 제니퍼 쿱초(21)가 첫 오거스타내셔널 위민스 아마추어의 챔피언이 되는 영예를 안았다. 쿱초는 이날 5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합계 10언더파206타로 2위를 4타 차이로 따돌렸다. 쿱초는 지난해 LPGA투어 퀄리파잉 테스트를 통과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내년부터 프로에 참가할 예정인 선수다. LPGA가 아마추어와의 상생을 위해 이런 유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멕시코의 마리아 파씨가 2위(6언더파)에 올랐고,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필리핀의 유카 사소와 일본의 야스다 유카가 나란히 공동 3위(2언더파)를 차지했다.

/오거스타=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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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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