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사직 이혜진 기자] “마음이 편해졌어요.”
고효준(36·롯데)에게 또 한 번 봄이 찾아오고 있다. 올 시즌 한층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팀의 허리를 책임지고 있는 것. 10일 기준 8경기(8⅓이닝)에서 3홀드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 중이다. 세부적인 수치도 좋다. 지난해와 비교해 구속이 2㎞가량 올랐으며(스탯티즈 기준 직구 143.5→145.1㎞), 제구 역시 몰라보게 향상됐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허용한 볼넷이 단 하나에 불과하다. 반면, 삼진은 벌써 11개나 잡아냈다. 삼진과 볼넷 비율은 무려 11에 달한다.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선 때때로 비워내는 것도 필요한 법. 고효준도 그랬다. 고효준은 “과거 마운드 위에서 흥분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죽기 살기로 던지려고 했다”면서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어가더라. 100%를 넘어 120%, 10000%로 던지려던 것들을 이제는 여유를 갖고 조절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양상문 감독은 “너무 강하게만 던지려고 했던 부분이 있는데, 힘을 빼면서 제구가 좋아지고 구속도 더 올라온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물론 새로이 채워가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고효준은 여전히 ‘배움’에 목마르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한다. 심지어 까마득한 후배인 ‘고졸루키’ 서준원을 보면서도 많은 것들을 느낀다고. 고효준은 “(서)준원이는 기본적으로 타고난 것들이 많은 투수이기도 하지만,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즐기면서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어린 친구도 즐기고 있는데, 산전수전 다 겪은 나는 왜 못 즐기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더라”고 쑥스러운 듯 웃었다.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몸 컨디션이 좋다. 옆구리 부상으로 다소 늦게 시작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이번엔 시즌에 맞춰 페이스를 적절하게 잘 끌어올렸다. 목표는 세 가지. 팀의 우승과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완주하는 것, 그리고 30홀드를 올리는 것이다. 고효준은 “항상 좋을 수만은 없지만, 언제나 열심히, 잘하려고 노력해왔다”면서 “나 역시 올 시즌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중간투수로서 한 번은 정점을 찍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포부를 전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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