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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색깔 잃은’ SK, 어정쩡한 방망이로는 먹잇감이 될 뿐이다 [SW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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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그들은 왜 상대 투수들의 기를 살려주고 있는가.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은 온데간데없다. SK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1-0 승) 이후 5경기 연속(무승부1 포함)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결과만큼 과정도 암울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타선의 침묵이다. 17일 기준 21경기를 치른 가운데 팀 타율 0.229로 리그 최하위다. 기본적으로 출루가 안 되는데다가(출루율 0.313·10위), 큰 것 한 방에 기대기도 어려운 상황(장타율 0.346·9위). 그렇다고 응집력(득점권 타율 0.234·9위)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SK만의 색깔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사실 SK는 이전에도 ‘정교함’으로 승부하는 팀은 아니었다. 2017년 팀 타율 0.271(10위·최종순위 5위)에 그쳤으며, 왕좌에 오른 2018년에도 0.281(7위)로 썩 좋지 못했다. 다만, 장타력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지난 2년간 각각 234개(단일 시즌 최다 팀 홈런 신기록), 233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맹위를 떨쳤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장타는 상대 투수들을 떨게 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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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다르다. 지난해와 비교해 홈런 자체가 나오고 있지 않을 뿐더러(21경기 기준 43개→17개, 약 60% 감소), 그마저도 대부분 솔로홈런(11개, 2점짜리 6개)이었다. 콘택트에 급급하다보니 타이밍이 늦는 것은 물론,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리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단점은 부각되고, 강점은 보이지 않는 최악의 상황. 상대 투수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 ‘에이스’들을 비롯해 4~5선발, 심지어 대체선발로 나선 이들까지 자신감 있게 정면 승부에 나서는 이유다.

실제로 ‘스토리’도 여럿 만들어줬다. 일례로 장시환(롯데)은 2일 인천 SK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 2016년 6월 14일 수원 한화전(KT소속·6이닝 2실점) 이후 무려 1022일 만에 선발승을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SK를 상대로 홍건희(KIA)는 14일 977일 만에 승리를 거머쥐었으며, 윤성환 또한 7일 214일 만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했다. 무기력하다는 인상을 상대에게 심어주고 있다는 것, 쌓여가는 패만큼이나 안타까운 대목이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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