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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원종현, NC 뒷문 지키는 '특급 소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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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경기 8세이브 리그 2위 올라

자신의 투구 영상 재생해 보며 팔 각도·릴리스 포인트 체크… 쉼없는 연구로 불안감 털고 비상

조선일보

안정적인 선발진, 홈런 군단, 확실한 주전 포수. 지난해 프로야구 꼴찌였던 NC를 올해 3위(18일 현재)로 올려놓은 힘이다. NC의 뒷문을 지키는 원종현(32·사진)도 빼놓을 수 없다.

NC는 지난 시즌 내내 마무리 투수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임창민이 지난해 5월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접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 6월부터 이민호가 임창민의 빈자리를 메웠지만 시즌 14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블론 세이브도 7개 기록했다. 중간 계투 등 여러 임무를 맡았던 이민호가 전담 마무리 투수 노릇을 하면서 불펜이 약해지는 부작용도 뒤따랐다.

이동욱 NC 신임 감독은 시즌 직전까지 강속구 우완 투수 장현식과 구원투수 경험이 풍부한 원종현을 두고 저울질하다 원종현을 새 마무리로 점찍었다. 원종현은 2015년 초 대장암 2기 진단을 받고 마운드를 떠나 수술을 하고 이듬해 복귀한 투혼의 선수다. 작년까지 프로 통산 성적은 14승18패(6세 67홀드).

지난달 26일 KT전에 시즌 처음 등판한 원종현은 1이닝 2실점(3피안타 1볼넷)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마무리가 처음이라 부담감이 있었다. 첫 등판에서 그걸 떨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하지만 원종현은 이후 11경기에 나와 1점도 내주지 않는 철벽 방어를 하고 있다. 올 시즌 12경기에서 8세이브(평균자책점 1.54)를 기록하며 키움 조상우(1승10세·평균자책점 0.00)에 이어 세이브 부문 2위를 달린다. 시속 150㎞ 안팎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가 주무기였는데, 올해는 커브를 가다듬고 나와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다.

원종현은 팀의 데이터 분석 시스템 'D-라커(Locker)'에 가장 많이 접속하는 선수다. 데이터 야구를 강조하는 NC는 전력 분석 자료와 10개 구단 선수들의 투구·타격 동영상을 전용 웹 사이트 D-라커에 올려놓고 있다.

원종현은 '누구 자료를 가장 많이 보느냐'는 질문에 "제 영상을 제일 많이 본다"고 대답했다. 스스로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구위가 좋았던 영상을 많이 돌려 본다고 한다. 그는 "최상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팔 각도와 릴리스 포인트를 틈틈이 체크한다"고 말했다. 약점도 분석해 보완한다. 원종현은 "영상을 보니 투구하면서 제가 왼발을 들었다가 내딛는 동작이 일정해 타자들에게 타이밍을 읽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키킹(kicking)을 정상적으로 하다가 빠르게 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막상 해보니 마무리의 장점도 많다. 등판 시점도 예측할 수 있고, 투구 수를 관리하기에도 좋은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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