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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타자들의 반격해법 '공격적 주루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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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SK 김성현이 2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 2회 김강민의 안타가 나오자 3루까지 달려 슬라이딩 하고 있다. 2019.4.21 문학|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타자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해법은 공격적 주루플레이다.

2019프로야구 초반은 반발력이 줄어든 새 공인구의 영향으로 홈런 등 장타가 확 줄며 투고타저 현상을 보이고 있다. 홈런수는 30% 이상이 줄어들었고 장타율도 6푼 가량 하락했다. 단타만 양산되며 득점력도 뚝 떨어졌다. 장타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전개되고 있지만 비거리 감소는 공인구에 적응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다시 주목하게 된 게 발야구다. 잦은 도루시도와 길지 않은 타구에도 한 베이스라도 더 가려는 공격적인 주루플레이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상대 배터리를 흔들면서 타격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SK는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에서 발야구로 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2번타순으로 전진배치된 고종욱이 빠른 발을 이용해 내야안타와 도루 2개, 상대 실책을 유발하며 3득점을 책임졌다. 홈런군단의 위용이 실종되며 극심한 득점 가뭄에 시달렸는데 발이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는 것을 입증했다. 두산도 16일 SK전에서 톱타자 정수빈이 5회 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와 3루 도루에 연거푸 성공했다.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진 못했지만 상대 배터리를 떨게 만들었다. 9회엔 2사 3루서 투수 폭투가 포수 블로킹으로 바로 앞에 떨어졌는데도 홈을 파 득점하는 과감성을 보이기도 했다. 말 그대로 발로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성공은 못했어도 공격적인 주루의 모습은 곳곳에서 보인다. SK 김성현은 17일 두산전에서 좌전안타를 치고 2루까지 가다 아웃이 됐다. 두산 허경민도
16일 경기에서 우중간 2루타를 치고 3루까지 가다 아웃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들의 모습에서 각 팀들이 얼마나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강조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두산 김민재 주루코치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각 팀들은 도루나 무리한 주루플레이는 자제하는 경향이 많았다. 넉넉한 점수차도 쉽게 뒤집히는 타고투저시대에 굳이 1점을 더 내기 위해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공격적 주루를 할 필요가 없었다” 고 운을 뗀 뒤 “그런데 올해는 달라졌다. 장타가 줄면서 안타 몇 개로도 점수 뽑기가 힘들어졌다. 공격적 주루로 눈을 돌린 이유다. 두산도 올해는 더 많이 뛰려고 한다”고 말했다.

SK는 염경엽 감독이 새로 부임한 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달라진 발야구를 선보였다. 발야구에 전념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홈런에만 의존하는 득점루트를 좀 더 다양하게 만들자는 의미였다. 그런데 시즌 초반 타자들이 극심한 빈타에 허덕이고 대포도 실종되면서 새삼 ‘발야구’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 염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이전 공과 새 공인구에 대한 테스트를 한 적이 있다. 반발력이 확실히 줄어들고 홈런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 다양한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우리 팀의 이미지는 홈런이다. 이를 포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좀 더 공격적인 주루플레이와 상황에 맞는 배팅 등 세밀한 야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0년대 투고타저의 시대를 헤쳐나온 타자들의 기본도 공격적인 주루플레이였다. 한 베이스라도 더 가려는 타자들의 의지에 반응해 야수들도 좀 더 빠르고 공격적인 수비와 중계플레이를 연마하게 됐다. 이런 노력 속에 공수주가 함께 발전했고 국제대회 선전의 밑바탕이 되기도 했다.

시즌 초반 투고타저현상은 다시 조금씩 완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팀타율은 2할5푼대에서 2할6푼대로 올라갔고 10점 이상 다득점 경기도 다시 속출하고 있다. 아직 평균치를 내기에는 이르지만 초반 투수의 득세에 반응해 타자들의 역공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새삼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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