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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KIA만 만나면 펄펄 두산 허경민 이틀연속 결승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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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두산 허경민이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두산과 KIA의 경기 7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두산 허경민(29)이 2연속경기 고향팀에 날카로운 비수를 꽂았다.

허경민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변함없이 리드오프 3루수로 선발출장했다. 전날 9회말 생애 첫 끝내기 안타로 팀 승리를 견인한 그는 이날도 0-0으로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되던 7회말 2사 1, 2루에서 상대 에이스 양현종의 몸쪽 빠른 공(143㎞)을 잡아 당겨 좌전 적시타를 뿜어냈다. 1회 첫 타석에서 양현종의 몸쪽 포심 패스트볼(146㎞)을 밀어내 우전 안타를 때려낸 뒤 3회 삼진, 6회 유격수 땅볼로 돌아선 아쉬움을 결정적인 순간 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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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허경민이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두산과 KIA의 경기 7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지난달 23일 고척 키움전부터 14연속경기 안타행진에 11일 사직 롯데전부터 24연속경기 출루 행진을 이어갔지만 본인은 썩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타격감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열심히는 하고 있으니 버티고 있다는 게 맞는 말일 것”이라며 웃었다. 그래도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장면은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그는 “4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들 수 없었는데 마지막 기회를 거짓말처럼 끝내기 안타로 장식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비록 안타를 1개밖에 때려내지 못해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지만 그 안타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끝내기라 남다른 자부심이 생긴 셈이다.

광주 출신인 허경민은 광주제일고 졸업반이던 2009년 신인2차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KIA 안치홍, 삼성 김상수, 이학주, LG 오지환, 두산 박건우 등이 동기생으로 청소년 국가대표로 한솥밥을 먹은 이른바 ‘뉴 제네레이션’이다. ‘괴물 투수’들이 줄줄이 쏟아진 1973년(박찬호 정민철 등)과 천재들이 모인 1982년생(추신수 이대호 등)에 이은 또 하나의 황금세대로 각광 받은 주역 중 하나다. 동기생 중에서는 안치홍이 가장 먼저 한국시리즈 우승(2009년) 영광을 누렸고, 이어 김상수가 삼성에서 기쁨을 만끽했다. 당시에는 주로 2군에 있던 허경민은 1군 입성(2012년) 3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은 뒤 4연속시즌 가장 마지막까지 시즌을 치러 두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두산 내야진의 ‘뉴 제네레이션’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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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안치홍(왼쪽)과 두산 허경민이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9 KBO리그 두산과 KIA의 경기에 앞서 훈련을 하던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공교롭게도 허경민은 1군 데뷔 두 번째 시즌인 2013년 9월 22일 잠실구장에서 생애 첫 홈런을 쏘아 올렸는데 그 상대가 고향팀인 KIA였다. 데뷔 후 처음으로 짜릿한 손 맛을 느낀 그 구장, 그 팀을 상대로 2053일 만에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 남다른 감정이 교차할 수밖에 없다. KIA전 성적도 가장 뛰어나다. 80경기 이상 출전한 팀 중 타율 0.317로 가장 좋다.

허경민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라며 항상 겸손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면서 “5타수 5안타를 치고도 팀이 패하면 기분이 안좋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기 마련인데, 어떤 시기여도 내 자리에서 주어진 역할을 다 하는 것이 프로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외에는 자력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결승타를 친 뒤 “점수가 나지 않는 타이트 한 상황에서 적시타를 쳐서 기분 좋다. 오늘은 이영하를 포함한 투수들이 잘 던져준 덕분에 이겼다”며 또 자세를 낮췄다.

등 뒤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보다 가슴에 새긴 팀 명에 더 강한 애착을 가진 허경민이 이틀연속 팀을 수렁에서 건져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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